[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시가 겨울을 맞아 4개월간 응급잠자리 확대, 24시간 응급구호시스템 구축 등의 ‘겨울철 노숙인 특별보호대책’ 을 가동한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시내 노숙인은 지난 9월 기준 4340명으로, 이 중 13%인 576명은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순수 거리 노숙인이다.

대책에 따르면 시는 먼저 전화 한 통만 하면 도움이 필요한 노숙인이 필요한 정보나 시설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24시간 노숙인 위기대응 통합콜(1600-9582)을 운영한다. 그동안 도움이 필요한 노숙인은 각 시설에 전화를 해야해 전화번호 파악부터 지원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노숙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길에서 보호가 필요한 노숙인을 발견한 경우 누구라도 위기대응 통합콜로 전화를 걸면 노숙인 종합지원센터 2곳에서 현장에 출동해 조치한다.

시는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등 노숙인 밀집지역의 노숙인 종합지원센터와 현장상담소 7곳을 24시간 운영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시는 또 동사자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노숙인의 응급 잠자리를 작년 220명분에서 430명분으로 확대 운영한다.

시는 서울역의 응급대피소 수용인원을 120명으로 늘리고, 영등포역에는 응급대피소를 신설해 110명을 수용한다. 결핵이나 정신질환으로 공동생활이 어려운 노숙인을 위한 응급쪽방은 1인용 60개실, 2~3인용 10개실 등 70개실로 확대했다.

노숙인시설의 식당 등 공간을 활용해 제공하는 ‘단체 응급구호방’은 4개 시설에설치해 130명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중 서울역 희망지원센터의 응급구호방은 30명 정원의 여성노숙인 전용방으로 운영된다.

시는 또 내달부터 거리노숙인 55명을 대상으로 개별 주거공간인 ‘희망원룸’을 제공할 계획이다. 희망원룸은 기존 고시원 건물 2곳을 임대해 입주자들에게 시중고시원보다 저렴한 월 5만~10만원의 사용료를 받고 1년간 제공하는 서비스다.

거리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3~4개월간의 임시주거 지원은 작년 50명에서 350명으로 확대한다. 노숙인에게 거리청소나 담배꽁초 줍기 등 일자리 제공도 이달부터 기존 500명에서 800명으로 대폭 늘린다.

시는 이와 함께 거리생활 여성노숙인을 별도로 보호하기 위해 내달부터 50명 규모의 여성노숙인 재활시설을 운영한다. 거리생활 여성노숙인은 60여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시는 알코올중독이나 정신질환 거리노숙인들이 적절한 치료와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정신보건간호사 등 정신과 의료진 7명으로 구성된 정신과 전문상담팀 ‘스트리트 닥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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