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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계탕 美진출, 현 정부선 물건너가나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우리 정부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후 추진해온 삼계탕의 대미(對美) 수출이 미국내 이행절차 지연으로 현 정부 임기내 성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삼계탕 수출을 위해 필요한 (미국내) 행정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지만 미국이 추가로 미연방규정집(CFR) 등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게재가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게재일이 60일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도 올해 안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 통상당국은 14일에도 서울에서 올 두번째 통상협의를 열고 삼계탕 수출과 관련한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PS)를 논의한다. 우리 측에선 우경하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이, 미 측에선 브라이언트 트릭 무역대표부(USTR) 한국담당 부대표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그러나 이번 협의로 미국이 삼계탕 수입을 최종 허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은 여전히 삼계탕의 위생 조건에 대해 100% 마음을 열지 않은 상태이고 자국내 절차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통상협의 때도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조속한 조치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대미 삼계탕 수출은 정부가 농축산업계 요구를 수용해 200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미국에 수입 개방을 요구해 온 사항이다. 그러다 양국이 FTA 발효 등으로 양국 간 통상 협력 모멘텀이 확대되면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미국은 국내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유로 시간을 끌고 있다. 특히 동등성의 원칙을 내세우며 자국의 작업장과 엇비슷한 수준의 위생ㆍ검역 수준을 갖춰야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2008년에는 직접 미국 식품안전검역청 점검단(FSIS)이 국내 닭고기 생산ㆍ가공업체 3곳의 작업장을 방문해 점검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답답해진 우리 정부는 통상당국 협의 때마다 삼계탕은 인삼을 넣고 끓인 뒤 멸균 가공식품이라며 수출 검역절차를 완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은 일정량 이상의 닭이 포함돼 있어 한우와 같은 축산물에 속한다며 거부해왔다.

현재 미국은 우리 닭에 대한 동등성 평가는 마친 상태지만 다시 삼계탕 수입 조건 마련을 위해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2008년 미국 쇠고기 협상 당시 삼계탕 수출을 “미국이 준 선물”이라며 당장 가능한 기정사실처럼 밝힌 바 있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성사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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