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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의’ 숙휘는 '신품' 임메아리 닮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들이대는 공주라~.

현대극에서는 가끔 등장하는 캐릭터지만 사극에서는 ‘신상’이다. MBC 월화사극 ‘마의’의 숙휘공주 김소은(23)은 마의인 백광현(조승우 분)에게 사랑에 빠진 천방지축 공주를 그려내고 있다.

사랑하는 법에 있어 숙휘공주는 현대극 ‘신사의 품격’의 임메아리(윤진이)와 비슷하다. 17살이나 더 많은 오빠 친구 윤(김민종)을 무작정 짝사랑하는 메아리를 닮았다.

여기에는 최근 젊은 친구들의 연애관이 담겨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적극적이고 속마음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이런 여성을 과거에는 이상하게 봤다. 하지만 요즘은 자연스럽다. MBC 가상부부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한선화, 오연서, 윤세아 등 등장하는 여성 모두 애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한다. 오히려 선화의 남편 광희는 스킨십을 힘들어한다. 여자들은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남자들은 머뭇거리거나 도망간다.


그런데 애정 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여성에 대한 중년 시청자, 특히 남성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귀엽고 매력있게 바라본다. ‘신사의 품격’에서 임메아리에 대한 반응이 엄청났음은 그런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사극에서조차 고전적인 연애법보다는 오히려 로맨틱 코미디 같은 캐릭터인 숙휘공주에 대한 ‘열광' 내지 ‘앓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숙휘공주는 신분이 미천해 이뤄질 수 없는 남자에게 완전히 빠졌다. 백마의 광현에게 “다음에는 내 처소로 오라”고 말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더니, 고양이와 강아지 병을 고쳐달라면서 조승우의 볼에 기습뽀뽀를 시도하기도 했다. 곤장을 맞고 힘들어하는 조승우를 위해 직접 요리에 나서고, 인의(人醫) 시험을 준비 중인 조승우에게 총명탕을 갖다주기도 했다. 과거 급제자 부인의 속곳을 선물하는 등 공주 신분으로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엉뚱발랄 하기 그지없다.

멜로에서 김소은은 조승우를 강지녕(이요원)에게 뺏길 수밖에 없는 신세다. 삼각관계에서 밀려나게 돼 있다. 그런 운명의 캐릭터는 악녀나 밉상 캐릭터로 그려지기 쉽다. 하지만 김소은은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조승우와의 ‘케미(조합. 케미스트리의 약자)’도 좋아 ‘백숙커플’로 사랑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보기만 해도 설레고 두근거리는 러브라인을 이어가는 ‘백숙커플’의 달달한 모습을 좋아하고 있다.


천방지축 숙휘공주가 사랑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매회 러블리한 조선 프린세스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 시청률을 올려주고 있다. 신분의 차이로 인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스킨십을 시도하는 숙휘공주는 ‘헤프다’가 아니라 ‘너무 귀엽다’는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상이 건전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남자가 좋아 사랑에 빠질 줄 아는 순수함을 지녔다.심지어 인의가 되면 이제 고양이가 아니라 자신의 진맥을 짚게 될 백광현을 떠올리며 눈이 ‘하트’가 된 채 설레어 하는 모습에선 지위 높은 공주가 아니라 첫사랑에 수줍어하는 그냥 한 여인의 모습이 느껴진다.

순수하다 못해 천진난만하기까지 한 공주마마를 연기하고 있는 김소은은 그 어느 때보다 물 만난 고기처럼 숙휘공주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며 14회가 방송된 지금까지 극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김소은은 왕족의 한 공주로서의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뿐 아니라 짝사랑을 앓고 있는 여인의 눈빛과 감성의 떨림까지 세세하게 표현해 낼 정도로 연기력 면에서도 서툴지 않은 내공을 발휘하고 있어 더욱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숙휘와 백광현의 멜로는 보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제작진이 이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도 궁금하다.

김소은은 2009년 ‘꽃보다 남자’의 가을양으로 매력을 알렸으나 미니시리즈 ‘결혼 못하는 남자’와 주말극 ‘천 번의 입맞춤’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가 ‘마의’의 숙휘공주로 확실하게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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