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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차난 때문에…얼굴만 붉힌 단풍구경
하루수천대 몰려 주차공간 포화
입구에 대기차량 무려 수백미터
울며 겨자먹기 사설주차장 이용
휴게소에 차세워 두는 얌체족도


전현성(46ㆍ서울 성동구) 씨는 지난달 말 가족과 함께 설악산으로 단풍구경을 갔다가 주차할 곳이 없어 어쩔줄 몰랐다. 국립공원 주차장이 있었지만 이미 꽉 찬 상태였고 주차장을 찾아 대기하는 차량 행렬만 수백m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전 씨는 결국 몇 ㎞ 떨어진 인근 사설주차장에 공원주차장보다 비싼 요금을 내고 주차할 수밖에 없었다.

단풍구경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설악산, 내장산, 속리산 등 3대 단풍명소에서는 올해도 주차전쟁이 반복되고 있다. 이들 3곳은 현재 자연공원법에 따라 관리공단에서 주차장을 운영 중이지만 주차 가능 대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단 측에 따르면 속리산의 경우 공단에서 운영 중인 주차장은 총 2개소(173대)만이 주차가 가능하고 설악산도 2개소(132대)만 주차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내장산의 경우는 총 5개소 (1926대)가 주차할 수 있어 나머지 2곳에 비해 사정이 낫긴 하지만, 단풍시즌에 하루 평균 수천대의 차량이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참 부족한 현실이다.

때문에 부족한 주차공간을 찾아 사설주차장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비싼 주차요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공단에서 징수하는 주차요금은 2가지로 시간제 이용과 전일제 이용으로 나뉘는데, 단풍관광객 대부분이 이용하는 전일제 요금의 경우 성수기 소형차 기준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공원 근처의 호텔ㆍ관광시설 등의 사설주차장은 시간당 이용을 철저하게 적용하는 곳이 많아 몇시간 단풍놀이를 다녀오면 1만원을 훌쩍 넘기는 게 보통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단풍관광지 인근 지역은 불법으로 주차를 하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원진입로가 주차장으로 둔갑하고 심지어 인근 휴게소에 차를 버리고(?)가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설악산 인근의 한 휴게소 관계자는 “휴게소에 차를 주차한 후 담을 넘어 단풍구경을 가는 얌체 이용객들이 매년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매년 단풍시즌 주차난에 대해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주차장 확보를 위해선 부지매입 등 많은 국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원 내 민간주차장 바가지요금에 대해서는 “공단의 허가ㆍ관리가 필요한 시설의 경우는 운영수칙에 따라 공단주차장과 동일한 요금을 책정해 놓고 있지만, 관리주체가 공단이 아닌 호텔 등 민간의 경우는 요금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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