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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별 건전성 강화 선제적 대응
가계 · 기업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착수 의미
9월말 부실채권비율 악화
대손비용도 작년比 1조원 늘어

세계경제 침체 최악상황 대비
리스크 관리 시나리오 마련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전 은행에서 진행 중인 가계ㆍ기업 통합 스트레스테스트에 따른 결과물이다. 금감원과 은행권은 지난 달 중순 ‘가계ㆍ기업 통합 스트레스테스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말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하고 은행별로 건전성 관리 방안을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12일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지 고민할 때”라면서 “가계ㆍ기업 통합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유례없이 가계ㆍ기업 통합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것은 앞으로 다가올 위기국면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지난달부터 ▷외환위기 ▷금융위기 ▷현재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은행권의 위기대응 능력을 실험하고 있지만 실제론 이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진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국내 경제를 어떻게 살리고 가계와 기업을 어떻게 지원해야 되는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지난 8일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 금융투자, 보험, 비은행 등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감원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은행권의 건전성이다. 은행권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더불어 기준금리 하락과 일회성 요인 감소,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반면 내년부터 도입되는 ‘바젤Ⅲ’ 등 각종 건전성 규제로 인해 자본금은 대폭 늘려야 한다.

문제는 은행권의 건전성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9월 말 기준 주요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은 악화됐다.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분기 말보다 0.13%포인트(p) 오른 1.61%, 국민은행은 0.11%p 오른 1.75%, 하나은행은 0.02%포인트 오른 1.05%를 각각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0.04%p, 외환은행은 0.12%p, 우리은행은 0.1%p 등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개선됐지만 4분기에는 웅진 사태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여지가 크다. 은행권이 올 상반기에 쌓은 대손비용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1000억원 늘었는데 앞으로 5000억~1조원 더 쌓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권의 리스크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등 손실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에 실시된 스트레스테스트의 강도는 한층 강화됐다. 분기별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해오던 것과 달리 환율, 금리, 주가 등 외생변수를 금감원이 설정하고 스트레스테스트 분야를 각 부문별로 세분화했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은행권의 건전성 확보 방안을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이 관계자는 “거시경제지표들이 은행권의 수익성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있다”면서 “가계 및 기업 부문의 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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