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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블로 “20만 타진요, 국민의 절반은 날 미워한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인터넷 회원수 20만명, 3년간의 진실공방. 그 시간 중 타블로는 방송활동을 정리했고, 뮤지션으로서의 길도 잠시 접어뒀다. ‘학력위조’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부터 “믿었던 사람마저도” 타블로를 의심했고, 지인들조차 타블로를 두둔하기를 꺼렸다. 그럴 때마다 아내 강혜정은 한결같이 그 옆을 지켜줬지만, 그를 지켜준 또 한 사람인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이미 법원에서는 타블로 부친의 죽음을 두고 ‘타진요 스트레스’의 영향이 크다고까지 했다. 시간은 길이를 더해 이미 지나간 일이 됐지만, 타블로는 불현듯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라는 고민을 들고 돌아왔다.

타블로는 5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 해외 유수 언론에까지 소개되며 지난 3년간 곤혹을 치렀던 학력위조 의혹 사건에 대한 지난 심경들을 털어놨다.

2009년 11월이었다. 한 네티즌이 제기한 학력위조 글로 인해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중심으로 확산됐던 의혹들이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타블로와 가족의 숨통을 조여왔던 시간이었다.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학력과 경력위조에 시달렸고, 타진요 회원들은 집이며 직장이며 찾아다니기 바빴다. 경찰까지 사칭하면서다.


타블로는 이루 말로 다 설명못할 당시의 심경들을 전하며 이제는 “법적인 결과든 알려지는 결과는 내게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내가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타진요’의 회원 9명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을 두고 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간의 심경은 눈물로도 부족했다.

타진요와 한창의 공방을 이어가던 중 타블로는 올 3월 아버지를 잃었다. 타블로의 아버지가 쓰러지셨던 것은 타진요 재판이 쓰러지던 날이었다.

가족들을 향한 타진요의 집요한 괴롭힘이 고아로 자수성가했던 아버지에게까지 향했다.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에 힘들어하렸던 타블로의 부친은 스트레스로 인한 뇌종양 판정을 받았고, 지난 3월 눈을 감았다. 타블로는 “음악으로 잃어버린 것들은 되찾을 수 있지만 아버지 일은 돌이킬 수 없다. 아직은 내가 현실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있다”고 했다.

사실 타블로의 아버지는 아들이 가요계에 발을 디딘 것을 반대했다. 타블로의 아버지는 가수 데뷔 이후 닥친 시련들에 대해 “이럴 수 있다고 했잖아. 거긴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그 때 타블로는 내심 서운했지만, 타진요 사건 이후 “ 내가 연예인이 돼서 우리 가족이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닌가 싶다. 죄책감에 사로잡혔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세상의 모든 화살이 타블로를 향하던 때였고, 타블로라는 사람의 존재 자체도 의심받던 때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혹은 커졌다. 2010년 6월 졸업증명서, 성적표, 교수인증. 10월 학력위조 논란을 다룬 다큐멘터리 방송을 통해 진실을 말해도 졸업증명서로 확인을 받아도 모든 것이 조작으로 의심받던 때였다. 타진요의 목소리가 그만큼 컸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타블로의 지인 역시 타블로를 괴롭히던 ‘타진요’의 회원이었다. 


타블로는 ”나중에 알게 됐지만 내가 믿었던 사람들 중에서도 내 학력을 그렇게 의심해던 분이 많다고 하더라. 당연한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면 ‘타블로를 믿었을까?’ 의심이 된다. 나라도 의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타진요의 회원수는 무려 20만명. 타블로는 “나의 팬까페 회원수 보다 더 많은 것”이라면서 “어마어마한 숫자를 봤을 때 (회원이)누군지 모르니까 어딜 나가든지 심지어 병원에 갈 때도 많이 걱정했다. 혹여 간호사나 의사가 회원이면 아기한테 주사를 맞힐 때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 3년 동안 외출을 자제”했을 정도였다. 

때문에 타블로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그 흉터를 쉽게 지워낼 수가 없다. 이날 타블로는 방송을 시작하며 자신의 앨범 수록곡 제목인 ‘돈트 해이트 미(DON’T HATE Me)‘라고 씌여진 팻말을 들고 나왔다. 타블로는 “나에게 너무 와닿는 말이다. 긍정적으로 시작하고 싶어 들고 나왔다”면서 “(국민의) 50%가 (나를) 싫어하고 50%가 관심밖인 것 같다”는 말로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꺼낼 준비를 앞서 했다. 그리고 방송 말미 타블로는 “이젠 행복을 상징하는 가수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타블로의 긴 이야기가 전해진 이후 시청자들은 “이제 그만 털고 웃는 모습 보고싶다”, “우리는 타블로를 미워하지 않아요”, “응원하겠다. 힘내라”는 반응을 전했다. 이날 방송분은 7.1%(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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