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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김진규> 자본시장의 역할, 새 시각으로 바라볼 때
자본시장법 개정안 조속 처리
파생상품 거래세도 신중해야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 위해
금융업 성장이 더 필요할 때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세계 14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1960년 39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은 2011년 1조1000억달러로 증가했고, 1인당 국민소득도 155달러에서 2만3000달러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제조업과 수출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왔고, 정부 정책의 핵심도 제조업 육성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낮은 금리의 정책자금 지원이나 법인세 감면을 통해 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정책방향도 주식과 채권의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에 맞춰져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은 제조업을 지원하는 보조적 기능으로 인식돼 왔다. 2011년 한 해 동안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143조4000억원에 달하고 있으니, 기업의 성장발전에 기여한 자본시장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역할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현대 금융시장은 단순히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업은 자산규모 3232조원으로 성장했고, 종사자는 35만명에 이른다.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워런트증권(ELW), 선물, 옵션 등 경제주체에 다양한 투자수단과 위험회피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자본시장은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단계를 넘어, 실물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 증권거래소를 설립하는 등 우리의 금융시스템을 수출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같은 금융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6%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 금융허브를 위해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주변국은 금융업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금융업 발전 및 개혁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으며, 향후 대외개방이 확대되면 금융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5%에서 1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본은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를 합병하기로 하고 내년 1월 통합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투자은행 활성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하며,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도입은 금융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관점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자본시장은 우리가 육성해야 하는 하나의 산업이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과 산업의 균형적 발전과 경제규모에 걸맞은 금융업의 성장이 필요하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고사성어를 다시 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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