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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평균 매출 1020만원’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의 대박 비결

-홈쇼핑 입성 3년 맞는 날 ‘별 띄우다’. 하루 매출만 38억원
-장동건, 김희애, 고소영 등의 스타일리스트, 홈쇼핑 진출 우려 딛고 대박
-“신입생 같은 열정과 묵은지의 성숙함으로 지켜갈 것”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다소 긴장된 표정과 몸짓이었다. 큰 몸집부터 눈에 확 띄는 국내 최정상 스타일리스트 정윤기(CJ오쇼핑 패션 고문 겸 크리에이티브디렉터)씨. 그는 CJ오쇼핑에서 자신이 3년째 진행하는 패션스타일링 프로그램 ‘셀렙샵’ 3주년 방송을 지난 3일 초조함으로 맞이했다. 전날 잠을 4시간밖에 자지 못해 눈은 충혈돼 있었다.

긴장감은 그러나 곧바로 노련함으로 바뀌었다. 주문전화가 치솟는 걸 확인하고 나서다. 그의 목소리는 들떴다. 쇼호스트가 “올 겨울 패션 키워드는 ‘빅(Big)’이죠”라고 하자, “저 말씀하시는 거예요? 제가 ‘빅’이잖아요”라고 재치있게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날 정윤기씨의 ‘셀렙샵’ 방송에선 순간 매출액이 역대 최고치인 6000만원을 찍었다. 전체 매출은 38억원(오전ㆍ오후 방송 포함)대에 달하는 ‘대박’을 쳤다. 3주년 생일상을 제대로 받은 셈이다. 그는 방송 직후 이해선 CJ오쇼핑 대표와 만나 “오늘 방송에서 ‘별이 떴다(주문전화 수가 1000건을 넘어섰을 때 사용하는 홈쇼핑 업계 용어)”고 자랑하기도 했다. 


정윤기씨가 ‘셀렙샵’을 통해 양산한 기록은 그야말로 ‘기록적’이다. 올해 1분당 평균 매출액이 1020만원이다. 3년을 통털어선 1분당 평균 주문 금액이 900만원이다. 패션 사업 부문이 ‘돈이 된다’는 걸 홈쇼핑 업계에 일깨워 이 분야에 앞다퉈 나서도록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윤기씨의 ‘대박’ 행진 비결은 뭘까. 시작은 ‘모험 혹은 도박’ 수준이었다. 배우 장동건, 김희애, 고현정, 고소영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과 협업을 해온 패션계 유력인사가 홈쇼핑에 얼굴을 내미는 데 대한 우려가 많았다. 3년 전 만해도 홈쇼핑에선 면바지 3장을 묶어 2만8000원에 팔 만큼 ‘싸구려’ 이미지가 지배적이어서 정윤기 ‘이름값’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조언도 있었다.

정윤기의 ‘셀렙샵’은 홈쇼핑 패션의 격(格) 높이기 작업부터 시작했다. 방송 초반, 소비자의 날선 지적이 빗발쳤다. 홈쇼핑 옷이 너무 비싸다는 게 주류였다. 첫 방송에서 30만원대 무스탕을 내놓은 게 출발점이었다. 정윤기 씨는 “소재가 너무 좋았고, 정말 정성들여 만들었는데 가격이 30만원대였어요. 당시 홈쇼핑 옷값을 생각하면 상당히 고가였죠”라고 했다. 
 

정윤기씨는 그러나 홈쇼핑을 ‘패션계 우등생’으로 키우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변화한 건 시청자였다. 매주 방송을 진행할 때마다 소비자 눈높이는 놀랄 만한 속도로 높아졌다. 

글로벌 잡화 브랜드인 ‘아쉬’와 콜래보레이션(협업)해 내놓은 ‘아쉬 바이 윤기’ 제품이 방송 시작 5분만에 완판됐다. 고태용 등 신예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참신하다”는 호평속에 불티나게 팔리는 일이 빈번해졌다.

정윤기씨는 “홈쇼핑 패션은 저렴하기만 하고, 좋은 옷들은 연예인들만 입는 상황을 바꾸고 싶었어요. 좋은 옷을 소비자들하고도 편하게 공유자는 거였죠”라며 “초반 고객들이 가격이 싸고 보편적인 의류를 원했다면, 지금은 특별한 옷을 바쁜 시간을 쪼개 TV를 통해 쇼핑하고 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얻는 식”이라고 분석했다.  

정윤기식 ‘성공 방정식’은 패션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트렌드를 먼저 제시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셀렙샵’ 실험의 성공은 경쟁자를 만들었다. 다른 홈쇼핑 채널에서도 패션 전문가들이 출연해 스타일링 조언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 이른바 ‘미투(Me too)프로그램’의 등장이다.

정윤기씨는 ‘시장 창조자’로서 여유가 있었다. 그는 “여러 프로그램이 나와야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시장이 된다”며 “대신 저희는 한국 홈쇼핑 업계 최초의 멀티숍으로서, 감성이 깃든 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신입생처럼 노력하고 잘 숙성된 김치 같은 깊은 맛을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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