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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식 세계화 걸림돌은 구하기 힘든 식재료”
제4회 ‘서울 고메’초청 한국 온 세계 최정상 셰프 7人
독일 최초 미슐랭3스타 셰프 뷰너
마늘쫑 먹어 보곤 “원더풀!” 연발
특제간장 따로 구입할 정도로 열성

맛좋고 몸에 좋아 유럽서도 통해
유럽 입맛에 맞추려 변형하기보단
현지인 사로잡을 만한 음식 고민을


“맛은 물론 건강하고 신선한 한식은 충분히 세계화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로 4회를 맞은 ‘서울 고메’(Seoul Gourmetㆍ10월 31일~11월 3일)에 초청된 세계 최정상의 셰프 7명은 한결같이 한식의 깊고 풍부한 맛에 감탄을 표하기 바빴다.

‘미식가들의 바이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최고등급인 별 3개를 받은 토마스 뷰너(독일) 씨와 페드로 수비하나(스페인) 씨를 비롯해 영국 ‘레스토랑’(Restaurant)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 레스토랑 50’에서 4위를 차지한 알렉스 아탈라(브라질) 씨와 테츠야 와쿠다(일본계 호주ㆍ8위) 씨 등은 한국 요리 장인의 솜씨를 맛보고 노량진 수산시장 등에서 한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직접 확인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제4회 서울고메에 참석한 세계적인 셰프 토마스 뷰너(오른쪽ㆍ독일) 씨와 제나로 에스포지토(이탈리아) 씨가 지난달 31일‘ 한국의 맛’(Savor Korea) 행사에서 장아찌를 맛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자감담회에 참석한 뷰너 씨는 “내 평생 이렇게 다양한 식자재를 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날 운현궁에서 열린 ‘한국의 맛’(Savor Korea) 행사에서 오행음식 연구가 최영숙 씨의 마늘쫑을 맛보고 “훌륭해!”(wonderful)라며 감탄한 뷰너 씨는 그 자리에서 최 씨의 특제간장을 구입해 갈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그는 “한국의 장인들은 수많은 재료를 완전히 이해하고 맛을 내는 것은 물론 어떤 음식이 우리 몸의 어디에 좋은지까지 이해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인터뷰를 가진 테츠야 씨는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이미 많은 젊고 유능한 셰프들이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10년 전부터 이미 한식은 세계화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식이 유럽의 음식과 다른 점은 같은 재료로 아주 미묘한 맛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라며 “닭고기와 냄비가 있다고 모두 맛있는 삼계탕을 끓여낼 수 없는 것처럼 젊은 셰프들이 전통을 기억하고 이해하면서 계속 발전한다면 진정한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상태의 식자재에서 느껴지는 본연의 맛과 풍미를 중시하는 뷰너 씨는 “맛은 물론 건강한 한식은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식이 가진 전통의 맛을 강조했다. 뷰너 씨는 “독일엔 중국 음식이 흔하지만 너무 유럽 입맛에 맞추다 보니 정작 진짜 중국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은 없다”며 “레시피를 바꾸기보단 유럽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음식이 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맛’ 행사에서는 한식의 다양한 조리법 및 식재료들이 소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이 아직 중식이나 일식에 비해 덜 알려진 이유에 대해 셰프들은 입모아 정보의 부족과 식자재 구입의 어려움을 꼽았다. 뷰너 씨는 “프랑스 하면 음식문화가 떠오른다. 음식문화가 한 나라의 문화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한식이 아직 문화적인 인지도에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수비하나 씨는 “신기하고도 낯선 식재료를 스페인에선 구할 방법이 없다”며 “셰프들 간에 협력체나 유통 채널이 있어 한국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뷰너 씨 역시 “독일에선 한국 음식보다 태국 음식이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태국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보단 다양하고 신선한 한국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세계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테츠야 씨 역시 “재료를 원하는 대로 살 수 없으면 절대 안된다. 그것만큼은 결코 타협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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