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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백두산 화산 비밀코드 풀렸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1000년간 백두산 화산활동 발생연대를 소상히 밝힌 연구자료가 공개됐다.

지금까지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자료가 공개됐으나, 활동연대가 세세하게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이 주최한 국제방재협력세미나에서 공개된 이 자료는 백두산 화산활동의 주기를 명시하고 있어 ‘백두산 화산 비밀코드’라 할 만하다.

국내 백두산 화산연구 권위자인 윤성효 부산대 교수가 작성한 이 자료에 따르면 백두산의 화산활동은 946년, 947년, 1014~1019년, 1122년, 1176년, 1199~1201년, 1217년, 1373년, 1401~1406년, 1597년, 1668년, 1702년, 1903년에 일어났다. 앞서 윤 교수는 지난해 기상청에 이같은 연구내용을 전달했지만 일반에 공개될 경우 불안심리가 조장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발표가 유보됐다. 세미나에 참석한 윤 교수는 “ 1925년에도 백두산에서 화산활동이 있었다”는 최근 연구결과를 추가로 공개했다.

분석에 의하면 백두산의 화산활동은 중소 규모의 경우 수십년에서 100년 주기로, 대규모인 경우 1000년 주기로 발생했다. 현재 기록상으로 남아 있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화산 폭발은 188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이다. 이 폭발로 화산 폭발의 강도를 측정하는 화산불출지수(VEI)가 7, 분출 화산재 범위가 100㎦에 달해 9만2000여명이 사망했다. VEI는 0부터 8까지 9단계가 있고 숫자가 1 올라갈 때마다 폭발력이 대체로 10배 커진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인류 역사상 최대규모의 화산폭발이 약 1000년 전인 10세기에 백두산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 교수에 따르면 1000년 전 백두산의 화산폭발은 탐보라 화산의 1.5배 규모였다. 당시 폭발 규모는 VEI가 7.4, 분출 화산재 범위가 최대 117㎦까지 달했다. 이때 백두산의 화산재는 동해를 건너 일본 상공까지 뒤덮었다.

수십년~100년 주기로 나타나는 백두산 화산의 중소규모 활동, 10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백두산 화산의 대규모 활동 주기는 공교롭게도 21세기 전반부에 겹친다. 향후 수년 내지 수십년 내에 백두산에서 중소규모, 또는 대규모 화산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관측 결과는 최근 중국 학자들에 의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1999년 중국 정부가 설립한 장백산 화산관측소는 지난 9월 미국 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에 12년간의 관측 결과를 종합한 논문을 싣고 “백두산 화산활동은 2002~2006년 활성화됐다가 이후 가라앉았으나 최근 다시 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서술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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