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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그룹 경영구조 개편 추진, 왜?
-슈퍼맨형 의사결정 방식 위험성 커

-지주사 전환 5년간의 자신감 기인

-해외사업 비중 확대 따른 효율적인 경영구조 확립 초석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SK가 지주회사 전환 5년여만에 분권형 경영구조로 개편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는 권한과 책임이 회장 또는 지주사로 집중되는데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안정과 성장’ 보고서에서 SK는 “1인이 결정하는 ‘슈퍼맨형’ 의사결정 방식은 조직이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속도도 느려지고 위험이 커져서 터지기도 하며 결국은 피해가 생긴다”고 밝혔다.

실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어떤 회사의 이사회에도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지 않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역시 지주회사인 LG 이외에는 LG경영개발원 정도만 이사직을 맡고 있다.

반면 최태원 SK 회장은 올 2월을 기준으로 SK㈜ 이외에도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사실상 지주사인 SK C&C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에 따라 수직적인 체계가 아닌 수평적인 체제를 만든다는 것이 이번 SK그룹 운영체계 개편 추진안의 핵심이다. 1인의 일방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기존 지주사 체제를 넘어선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취임한 지난 1998년 이후 SK는 두차례 경영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2004년 소버린의 경영권 공격을 계기로 총수 중심의 지배구조를 사외이사를 강화하고 이사회 권한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따로 또 같이 1.0’ 버전의 탄생이었다.

취임 10주년을 맞았던 2007년에는 ‘따로 또 같이 2.0’의 핵심인 지주사 체제로 변신했다. SK는 지주사 전환 이후 그룹 전체 매출이 68조억원에서 지난해 121조8000억원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SK는 새로운 경영구조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매출 29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면서 국내의 지주사가 모든 사업을 관장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현행 지주사 중심 체제가 지속될 경우, 의사결정에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와 회장의 권한을 각각 계열사와 CEO로 분산하겠다는 결정에 따라 SK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 중 하나로 계열사 CEO들이 참여하는 ‘수펙스(SUPEX) 추구협의회’를 앞으로 계열사들 스스로의 의사에 따른 자발적 협의체로 전환시켜 나가는 방안이다.

이번 CEO 세미나에서 공개된 보고서에서 “계열사 CEO들이 그동안 그룹 운영에 제한적, 수동적으로 참여해 왔다면 앞으로는 ‘그룹의 멤버’라는 인식으로 정신 재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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