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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을 위한 디자인, 행복을 위한 디자인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디자인이 상품과 서비스의 외향을 꾸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행복과 복지에 기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960년대 화산폭발이 잦았던 인도네시아의 원주민을 위해 오스트리아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교수였던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은 관광객이 버린 깡통과 동물의 배설물을 조합해 9센트 짜리 라디오를 만들었다. 원주민 사망자가 급속히 줄면서 깡통 라디오는 유네스코(UNESCO) 특별상을 받았다.

빅터 파파넥은 “어떠한 오염이든 최소한 일부분이라도 디자이너들은 관련돼 있다. 디자인은 젊은이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참여하는 한 방식이 될 수 있고 또한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극단적으로 기능만 추구하는 디자인이 인간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인간을 위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철학에 따라 고통받는 다수의 인간을 위한 디자인이 잇달았다. 스위스의 베스트가드 프랑센(Vestgaard Frandsen) 사는 수자원이 오염된 개발도상국의 주민들을 위해 휴대용 정수빨대 ‘라이프스트로우(Life Straw)’를 개발했다.

2005년 독일 건축가 에이크 로스워그(Eike roswag)와 안나 에이링거(Anna aeringer)는 방글라데시의 루드라푸르 지역의 한 마을에 그 지역에 있는 흙과 대나무, 소똥 만으로 ‘메티스쿨(METI School)’을 지어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충분히 우리의 필요를 채울수 있다는 점을 일깨웠다.

한국디자인진흥원(원장 이태용)은 25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한 ‘디자인코리아2012’의 한 세션으로 ‘디자인과 인문사회의 융합’ 코너를 마련했다.

진흥원 측은 “디자인과 인문사회의 융합이란 사람을 위한 디자인, 사회를 위한 디자인”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인문학이라면 인문학을 위한 디자인도 그런 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시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디자인 된 친환경, 인간친화적 제품과 디자인이 선을 보였다. 수명이 다한 자전거 튜브와 버려진 현수막을 이용한 터치포굿의 에코백, 자연재해로 쓰러진 고사목과 제재소에서 버려진 나무를 이용해 만든 크랙볼 펜던트 램프(Crack Bowl Pendent Lamp), 대량 생산 중 결함이 생겨 판매치 못하는 머그컵의 손잡이를 유리컵과 결합, 독특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유니컵(Unicup) 등이 눈길을 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이 함께 전시한 로봇 시리즈는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로봇기술이 인간을 위해 디자인 될 때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텍스트를 점자화하거나 점자를 음성으로 들려주는 점자로봇, 꼭 껴안고 자면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죽부인 로봇, 손자처럼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손자로봇 등이 그것이다.

26일 디자인코리아 2012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디자인톡톡톡’ 강연자이기도 한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디자인은 창의적으로 생활과 사회,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며 “이번 디자인코리아2012는 디자인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켜온 과정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디자이너 빅터 파파넥에서 시작된 ‘인간을 위한 디자인’은 이후 산업 디자인의 방향을 변화시켰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코리아 2012’을 통해 디자인과 인문학의 융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디자인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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