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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물경제 변화 없는데 亞통화강세 왜?
선진국 기준금리 사실상 제로
풍부한 유동성 신흥시장 몰려
원·달러 환율 하락폭 가장 커
연말까지 1080원대 가능성도
당분간 원화 강세 지속 전망



중국 위안/달러 환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 같은 아시아 통화 강세 현상은 역내 경기상승 동력이나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단지 달러의 풍부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금리 프리미엄’이 높아진 아시아 신흥국가로 몰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제로금리’에 아시아로 자금 쏠림=2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달러당 위안화(국제시세 기준)는 26일 기준으로 6.2417위안으로 사상 최저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5일 1100원선 밑으로 하락해 작년 9월 이후 1년 만에 1000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26일에는 1097원으로 추가 하락했다.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선진국 기준금리가 ‘제로금리’ 상태여서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성이 좋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0.25%, 일본은 0~0.1%로 사실상 ‘제로금리’ 상태이고 영국은 0.50%, 유로존은 0.75%이다. 반면 중국은 6.00%이고 한국은 2.75%, 대만 1.88%, 태국 2.75% 등으로 아시아 금리가 매력적이다.

또 중국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위안화 평가절상을 용인하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환율 절상 압력과 중국의 소비중심 경제구조로의 전환 필요성, 한국의 경제민주화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亞통화, 정부 개입해도 당분간 강세 지속=아시아 각국 정부는 아직 환율 개입에 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도 내수 부양을 위해서는 수입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원화 절상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외화보유액도 풍부해 웬만한 대외 악재로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외화보유액은 지난달 말 322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하락 속도가 빠르지 않다면 정부가 연내에 시장 개입을 결정하긴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외환당국 개입으로 통화 강세 추세를 꺾지 못했다”며 “정부가 개입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08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환율 방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이 개입하더라도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막는 수준일 것”이라며 “환율전쟁과 같은 전면전보다는 소규모 각개전투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식 디플레 차단 위한 공격적 정책대응 필요”=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내수 의존형 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일본식 장기불황을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 통화정책이 사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동석 삼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29일 “한국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던 이유 중 하나는 급속한 세계화에 따른 한국 수출의 호황 덕분이었다”며 “세계 교역의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은행 유동성 활용을 위한 신용정책 변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유지를 위한 확장적 통화정책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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