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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TE 패러독스…펑펑 투자했던 LTE에 발목잡힌 이통업계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이동통신사들이 4세대 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지만, 좀처럼 경영 사정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LTE에 대한 투자 때문에 오히려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까지 지장을 받는 상황이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올 3분기 실적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사의 눈물겨운 긴축 경영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해외 회사채 발행과 타기업 지분 매각, 사옥 매각 등 갖가지 방법으로 현금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만기 5년6개월인 7억달러(한화 약 7700억원) 규모의 해외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3억스위스프랑(약 3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8월에는 7년 이상 장기 회사채를 4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SK는 보유중인 포스코 지분 1.42%를 지난달에 4354억원에 매각했다. 남산그린빌딩과 구로사옥, 장안사옥 등 3개 사옥을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차입금을 상환하고 자산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와 증권가는 SK텔레콤이 LTE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보조금 등 마케팅비를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 현금 확보를 위한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T는 태양광 발전사업 투자금을 지난해 1억2000만원에서 올해 38억원으로 32배 상향하려 했지만 아직 예산을 확정하지 못했다. KT는 지난 6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친환경 경영을 확산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사업비 38억원 등 총 74억8000만원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명시했지만 아직 이 같은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사업 역량을 LTE에 집중하느라 태양광발전 사업 등 다른 분야에 투자할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경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점심시간에 사옥 내 모든 전등을 일괄적으로 소등하고, 상암사옥에서는 전력 사용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냉방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의 경영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 2분기 3사는 영업이익이 일제히 대폭 감소하는 초유의 동반 하락을 겪었다.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SK텔레콤은 51.7%, KT는 14.5%, LG유플러스는 95%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LTE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3분기는 갤럭시S3가 17만원으로 떨어질 정도로 극심한 ‘보조금 대란’을 겪었던 때이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의 침체가 LTE 경쟁으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스마트폰을 통한 다양한 무료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통신망 이용료와 단말기 판매수익에 기반을 둔 기존의 사업 모델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기존 가입자가 통신비가 높은 LTE 가입자로 전환되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다음해 실적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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