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피플)“아이들 상상력높이려면 규제보단 개방이 우선” ...’게임 스토리텔러’ 데뷔한 이병하 씨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해야 해요. 무조건적인 규제는 안됩니다.”

단편소설 ‘키스’로 5000만원 고료의 ‘제3회 NHN 게임 문학상’ 대상을 거머쥔 이병하(23ㆍ사진) 씨. 상상력을 기르기 위한 특별한 방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중국 흑룡강대학교 국제경제무역학과 졸업반인 이 씨는 올해 NHN이 주최하는 게임 문학상에서 재수 끝에 대상을 수상한 ’신예 스토리텔러’로, 혜성같이 등장한 실력자다.

“스토리텔러의 가장 기본적 요건은 상상력입니다.”

이 씨가 이번에 제출한 작품 ‘키스’는 상상력의 집약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작품은 키스를 매개로 벌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심층적으로 풀어낸다.

‘키스’는 영화, 드라마 등에서 언제나 가장 환상적으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이를 착안해 만들어졌다. 

제3회 NHN 게임문학상 대상수상자 이병하(23) 씨.

“영화 슈렉에서 키스는 피오나 공주를 변화시킵니다. 이 게임에서도 키스는 기적을 일으키는 소재죠.” 그의 작품 소개다. 그는 “플레이어는 키스의 주재료인 ‘카타르시스’를 채취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실력자들이 ‘키스’라는 약품을 거래하는 상황이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2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인지라 스토리가 탄탄하면서도 기발하다.

그의 작품과 스토리텔링 철학이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몇년간 국내에서도 우뇌를 이용한 창조적 생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스토리텔러로 데뷔한 이 씨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상상력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스토리텔링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조언도 내놨다.

“빌딩 다섯 채로 수십 가지 조합을 즉석에서 고민해 보면, 가끔씩 정말 독특하게 생긴 건물이 생각나요. 그런 것이 바로 소재”라고 귀띔한다. 여기에 책과 영화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하며 생각의 저변을 넓혀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씨는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 빙등쇼의 총책임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유학,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한 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또 규제가 상대적으로 엄하지 않은 중국에서 게임 뿐 아니라, 영화, 만화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사고를 확장할 수 있었단다.

스토리텔링에 빠졌으면 학업에 소홀했을 법도 하지만, 그래도 성적은 우수하다. 현재 흑룡강 대학교에서는 중국정부 장학생으로 다니고 있는 ‘범생이’다.

그는 “게임 만화책 등이 곧 중독을 야기한다는 건 편견“이라며 “중국에서는 게임 규제가 이슈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게임을 국가 산업으로 장려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은 영화와 같은 콘텐츠 문화입니다. 물론 중독은 나쁘지만, 콘텐츠가 이제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고 있는만큼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를 아이들에게 접하게 해 줘야 합니다.”

공력을 갖춘 스토리텔러로 향하는 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