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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장부’에 ‘암호’까지 등장..보조금 시장 다시 ‘전운’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시장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시장의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을 중심으로 한 각종 ‘편법’ 보조금 지급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장에 다시 과열 경고등이 켜졌다. 아이폰5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로 과열 조짐은 더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6일 이통3사 대리점의 도매 단가표에 따르면 일부 기종을 중심으로 판매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금액은 이번주 들어 60만~80만원(번호이동고객 기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보조금 대란이 벌어졌던 지난 9월 중순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번호이동 규모도 이통시장의 과열을 판단하는 기준선인 2만4000명을 상회해 지난 22일에는 6만6000명까지 치솟았다. 이후 23일 2만7000명, 24일 2만5000명을 기록하면서 25일 들어서는 일반 유통망을 통한 보조금도 위험 수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갤럭시 LTE2는 10만원, 옵티머스 뷰는 12만원, 옵티머스 LTE2는 5만원, 베가레이서2는 3만원이면 살 수 있다.

이통사의 일선 대리점들은 조사에 걸리지 않기 위해 단가표에 일반인은 알 수 없는 ‘암호’까지 사용하고 있다. 또 리베이트 금액을 나눠 표기하는 편법 등 교묘한 수법도 등장하고 있다. 단가표를 이중으로 작성하는 대리점도 속출하고 있다.

A사 대리점은 베가 레이서2에 대한 리베이트 금액 77만원(45+29만원)을 <48.29>로 분리해 표시해 놓고 있다. 실제 리베이트는 이 두 숫자를 합친 77만원이지만, 적발될 것에 대비해 알기 어렵게 표시한 것이다.

C사 대리점 단가표에 명시적으로 표시된 옵티머스 LTE2의 리베이트 금액은 39만원으로 표시돼 있다.

하지만 옵티머스 LTE2에 ★ 하나당 10만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암호를 적용해 세 개의 별(★★★)을 부과해 실제 69만원의 리베이트를 주고 있다.

B사의 대리점은 <♣>를 리베이트 30만원을 더 지급하는 암호로 사용하고 있다.

일부 대리점의 경우에는 아예 단가표를 2개로 사용하고 있는 데, 별도 정책을 표시한 단가표에는 특정 단말기에 따라 리베이트 금액을 15만~43만원까지 추가로 지급되고 있다.

변칙적인 리베이트 지급은 온라인 사이트 등 비정규 판매망과 저녁 시간~밤 시간대에 한시적으로 방통위의 시장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게릴라성’으로 이뤄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정 감사 기간 동안 보조금 제한 법안이 발의되는 등 보조금 폐해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로섬 게임이 반복되는 이통시장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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