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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객이, 또 배우가 ‘즐거운 그 곳’
개관 1주년 맞은 두 공연장 의미있는 성적표…강동아트센터는 무용 · 블루스퀘어는 뮤지컬 · 콘서트서 높은 점수
공연장은 관객과 예술가ㆍ공연관계자가 작품으로 하나 되는 공간이다. 관객은 작품에 대한 기대와 감동을, 배우와 가수ㆍ예술가들에겐 관객과 만나는 즐거움을, 공연관계자와 스태프들에겐 성공과 흥행의 보람을 느끼는 곳이 바로 공연장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강동아트센터와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가 개관 1주년을 맞았다. 강동아트센터는 지난 9월, 블루스퀘어는 다음 달이 개관 첫돌이다. 두 공연장은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공연장만의 성격과 색깔을 잘 드러내고 있다.

▶뮤지컬과 콘서트는 블루스퀘어, 무용은 강동아트센터로=블루스퀘어의 총 관객 수는 65만명, 평균객석점유율은 삼성전자홀 뮤지컬 작품들을 기준으로 89.7%에 이른다. 삼성전자홀에 올린 작품은 뮤지컬 ‘조로’ ‘엘리자벳’ ‘위키드’에서 이달부터 시작한 ‘영웅’까지 4개뿐이지만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을 선별적으로 공연해 좋은 성적을 올렸다. 삼성전자홀의 공연장 가동률은 100%로 지금도 풀가동 중이다.
 
삼성전자홀은 콘서트 위주의 공연으로 전문성을 갖췄다. 이승철, 부활, 윤종신, FT아일랜드, 김장훈, 김경호, 자우림, 스윗소로우 등 국내 가수뿐 아니라 레이첼 야마가타, 토미 엠마뉴엘 등 외국 음악가들의 콘서트를 진행했다. 뮤지컬 ‘캐치미이프유캔’ ‘번지점프를하다’도 올라 총 40개 뮤지컬, 콘서트가 공연됐다.

뮤지컬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이한 요즘, 개관 1년 만에 593회의 뮤지컬 공연을 하고 수십만 관객을 유치했다는 점은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관객과 문화계 수요 충족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블루스퀘어 전경                                                                                        [사진제공=인터파크시어터]

블루스퀘어가 대관 위주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면, 강동아트센터는 공공시설로서 전체 77개 공연 중 64개 작품을 직접 기획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83%의 높은 기획공연 비율과 함께 77개란 공연 건수는 전국 공연장 평균을 훨씬 웃도는 성적이다.

강동아트센터가 특히 힘을 싣고자 했던 분야는 무용이다.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과 함께 지난 4월엔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GDF)을 통해 다양한 무용작품을 선보였다. 최근 진행된 서울세계무용축제도 이곳에서 일부 진행됐다. 안애순 무용단도 예술단체로 상주하고 있다. 무용 분야 육성을 통해 공공기관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강동아트센터는 공공기관으로서 지역 주민들의 공연 수요를 창출하고 향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문화공간이 변변찮던 강동 지역에 아트센터가 설립돼 지역 주민의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강동아트센터에 따르면 이곳의 표준관객은 36세 여성, 직업은 주부로 가족을 동반한 관객들이 많다. 강동 측은 주부를 타깃으로 오전 11시 소극장 공연 ‘아톡(Art-Talk)’도 기획했다.

▶지역과 상생하는 공연장=블루스퀘어는 이태원 지역 상권과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며 수익 창출과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파란우산 서비스는 지역 음식점과 함께 관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비 오는 날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관객들이 인근 음식점을 이용할 때 간단한 양식만 작성하면 우산을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다.

한 디저트 바와는 뮤지컬 ‘위키드’의 인기에 힘입어 위키드 칵테일을 출시하기도 했고, 인근 중국 음식점과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등 공연과 연계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강동아트센터는 공공성에 초점을 맞췄다. 기획공연이 많기 때문에 다른 공연들에 비해 입장권 가격이 낮다. 강동아트센터 관계자는 “최고 5만원 선까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자녀 가족에겐 50%의 티켓 할인과 함께 매 공연의 좌석 10%를 문화나눔 사업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소외계층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GAC 문화나눔 햅틱(HapTic) 프로젝트’는 자원봉사자, 호스피스 등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문화나눔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혜택의 범위를 확대했다.
 
강동아트센터 전경                                                                                         [사진제공=강동아트센터]

▶공연장 즐기기, 관계자들이 전하는 팁=공연장엔 시간 맞춰 공연 보기에 급급해 놓치기 쉬운 것들이 많다. 남산 언덕에 위치한 블루스퀘어는 남쪽으로 서울 시내가 보인다. 공연장 테라스는 그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 컨테이너 박스가 여러 개 세워진 복합문화공간 네모 2층엔 조그만 테라스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반기고 있다.

공연장 뒤편 사무동 쪽엔 녹지와 함께 공간이 마련돼 난간에 서면 탁 트인 전망에 멀리 강남 빌딩숲이 보인다. 삼성전자홀 옥상엔 옥상테라스가 있어 컨벤션을 겸하고 있다.

강동아트센터에도 사람들을 반기는 넓은 테라스가 공연장 대극장 한강 2층에 마련돼 있다. 시내 야경이 잘 보이진 않지만 도심과 떨어진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강동아트센터는 20만평의 명일근린공원이 오솔길로 이어져 있어 시간이 남는다면 가벼운 산책도 가능하다. 1층 야외엔 목줄을 들고 있는 개 한 마리가 서 있다. 조형물의 이름은 ‘너도 한번 당해 봐’다.

재정 사정이 넉넉지 못해 공연을 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이곳 관계자는 대극장의 발코니석을 추천했다. 가격이 가장 낮게 책정되는데도 무대를 보는 것이 뒷자리보다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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