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국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회복의 열쇠는 중국에 달려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감이 중국 경제 성장과 글로벌 경기 회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금융연구원 주최로 25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려면 무역 마찰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글로벌 불균형 축소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치 교수는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아시아 부문 사장을 지냈으며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힌다.

로치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유난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무역수지) 불균형’이 심화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선진 경제의 부진 지속 때문에 주요 신흥국가들은 수출 주도형 모델에서 내부 민간소비를 진작하는 성장모형의 전환을 통해 불균형을 축소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특히 아시아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중국이 이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치 교수는 중국이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를 뺏어 간다는 미국의 대중국 반감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고용시장 부진이 앞으로도 몇 년간 지속할 것”이라며 “반중 감정에 기반을 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미국의 대선과 중국의 지도부 교체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치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위기로부터 근본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미뤄 온 불균형 축소라는 정책 과제에 주력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세계 경제는 더욱 극심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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