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株가 급락하고 있다. 1100원대까지 떨어진 원달러환율 약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낙폭이 커지는 형국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현대차그룹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3거래일 만에 현대차 주가는 -4.4%, 기아차 주가는 -6.7%, 현대모비스 주가는 -7.5%의 급락세를 보였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배경을 근거로 견조하게 유지되던 현대위아 주가 역시 3거래일 만에 -6.7%나 하락하며 자동차株 약세국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최근 자동차업종 주가약세는 내년까지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와 자동차 메이커들의 치열한 생존경쟁 등으로 ‘재고 증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일본차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외국인은 20만주가 넘는 대규모 순매도세를 보이며 기아차 주가 급락을 주도했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했던 하반기 매크로 개선 기대감이, 지속되는 세계경기 불안감으로 퇴색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한국 자동차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유지되던 회계실적이 이번 3분기에서만큼은 파업영향으로 크게 훼손될 것으로 관측되며 어닝시즌이 다가올수록 오히려 투자심리가 약화시키고 있다”며 “여기에 무엇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전히 유럽의 안정, 중국의 부양, 미국의 실질적인 회복세 등을 배경으로 세계경기의 회복 가능성은 유효하고, 회복 무드가 조성될 경우 절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Valuation)이 유인하는 전세계 완성차 주식의 동반 상승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은 오히려 4분기 추가적인 생산 판매를 통해 만회될 것이란 전망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 부진은 소멸이 아니라 이연의 문제”라며 “물론,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에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분명 주가흐름에 긍정적일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절대수준은 여전히 경쟁력의 근간을 흔들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실적부진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하나대투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최근 자동차주의 주가 약세가과도하다”며 단기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용현 연구원은 “파업 여파에 따른 3분기 실적 부진 우려와 신차 출시 공백, 원화 강세에 따라 자동차업종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3분기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시장에 노출됐고 주가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커져 오히려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기업이익 전망치도 경쟁국과 비교해볼 때 한국 자동차가 훨씬 양호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다시 주가 변동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소한 단기적인 전략 차원에서 지금부터의 조정은 매수로 대응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현대차에 대해 “3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라며 ‘매수’ 추천했다. 목표주가는 2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윤필중 연구원은 “부분파업과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한 3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우려감은 추가적인 실적의 하향 조정이 없다면 주가에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완성차의 경우 지분법으로 반영되는 중국의 판매량을 제외한 전체 출하량의 약 35%와 50%가 수출인데 전분기 대비 평균 환율의 하락은 약 1.7%”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0.6%와 0.9%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9월 미국 평균 판가가 사상 2번째로 높았다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는 32만원과 10만5000원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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