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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마다 M&A 전략도 ‘가지각색’
- 대표 기업 넥슨, 엔씨 독자적 M&A 전략 구축 … ‘저자본, 저위험부담’이 새로운 M&A 트렌드

인수합병(이하 M&A)은 기업이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역시 M&A를 통해 성장을 이끌 수 있었다. 넥슨은 M&A를 통해 성장한 대표 기업이라고 할 만큼 그동안 성공적인 M&A 결과를 도출했다. 위젯스튜디오, 네오플, 게임하이 등 내로라하는 개발사를 자회사로 편입해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넥슨의 M&A는 시장에서 성과를 얻고 있는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개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자사의 비즈니스 역량을 접목하는 전략으로극대화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같은 M&A는 거대한 자본이 밑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에 부담으로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M&A는 중소개발사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엔씨소프트는 MMORPG에 집중된 자사의 라인업 보강을 위해, 개발사를 지원하면서 가치를 새롭게창출한다는전략이다. 하지만 이를 융합할 수 있는 뚜렷한 기준 없이 개발을 지원하는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섣불리 도전하기 어렵다는 부담이있다. 이에 M&A를 꿈꾸는 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사의 사업 방향과 자회사의 개발력을 통한 시너지 전략이 떠오르고 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초기에는 킬러 콘텐츠를 가진 개발사를 자회사로 영입하면서 덩치를 불렸지만, 최근에는 모바일게임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며 가능성 있는 소셜, 모바일게임 개발사와 힘을 합하고 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캔디팡’역시 손자회사의 작품이다. 이러한 선례로 거대한 자본금과 불확실한 가치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도 확실한 사업 전략을 통해 자회사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구축한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넥슨형 M&A, 킬러 콘텐츠 필수]
M&A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기업은 단연 넥슨이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사 위젯스튜디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성장 동력을 얻어, 이후 각각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으로 흥행에 성공한 네오플과 게임하이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지난 2월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9.58%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것도 이러한 넥슨의 기치를 확고히한다.

‘프리스타일’시리즈와 SNG ‘룰더스카이’의 성공으로 주가 상승세를 달리고 있던 상장사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발판을 넓히기 위한 방안이다. 최근 넥슨 일본 법인이 모바일게임 개발사 글룹스의 지분 100%를 365억엔(우리돈 5,23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글룹스는 2010년 모바게에 게임을 출시한 이래 꾸준한 히트작을 선보이며 안정적으로 일본 시장에 파급력을 확장한 개발사다. 이같은 인수는 모바일게임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넥슨의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분석된다. 넥슨의 M&A 방향은 명확하다. 흥행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개발사를 인수해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사의 사업 역량과 해외 영업망을 적극 확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초반 위젯스튜디오 인수부터 시작된 넥슨의 성공 전략은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개발사를 인수하기에 위험 부담은 적지만 거대한 자본 없이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효용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국내 기업 중에서는 자본력 있는 넥슨만이 유일하게 행할 수 있다는 평이다. 외국계 기업 인수설 역시 넥슨이 충분히 이를 이행할 만한 자본이 있기에 대두되는 것이다.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개발사를 인수한 뒤 넥슨은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계를 구축한다. 넥슨이 M&A를 이행한 뒤 피인수 개발사에 구조조정, 인력 재배치 등의 이슈가 불거지는 것도 경영합리화를 지향하는 목표에 기인한다. 곁가지를 쳐내는 넥슨형 M&A는 모기업으로서는 가장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엔씨형 M&A, 미래 가치에 투자]
엔씨소프트는 관계사 넥슨과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수년간 R&D 집중도(매출액 대비 연구 개발비)가 타 기업과 확연히 차이날 정도로 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지난 2002년 인수한 미국 개발사 아레나넷이 출시한 ‘길드워’, ‘길드워2’는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히트했다.

저명한 게임의 핵심 개발자가 창립한 아레나넷은 충분한 기술력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금 운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엔씨소프트의 지원으로 대작을 출시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MMORPG 장르 집중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캐주얼, 스포츠 장르에 역량을 나타내는 개발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도 해당 장르 개발력만 있다면 충분한 지원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2008년 1월 크레이지다이아몬드의 지분 34.05%를 인수했을 때도 해당 개발사에 큰 이슈가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캐주얼 게임‘러브비트’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도 ‘러브비트’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캐주얼 게임으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 엔씨소프트의 자회사로 인수된 엔트리브소프트도 같은 맥락이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 3월 ‘팡야’, ‘트릭스터’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캐주얼 장르를 서비스하고 있는 엔트리브소프트의 지분 76.4%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엔씨소프트에서 출시가 전무했던 스포츠 장르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엔트리브소프트의 인수는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었다.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개발사를 선별해 자회사로 인수하는 엔씨소프트의 M&A 전략은 자회사에 대한 꾸준한 지원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보된다. 다만 현재가 아닌 미래 가치에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어느 정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엔씨소프트가 인수한 개발사 중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파트너십 통한 경영 효율 필요]
국내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독자적인 M&A 전략을 통해 서로 다른 성장을 모색해왔다. 두 기업이 차용하고 있는 전략은 각각 경영 효율, 개발 지원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한 데 M&A가 큰 역할을 했음은 자명하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성장 동력으로 M&A를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넥슨형, 엔씨소프트형 M&A는 중소개발사가 시행하기에는 부족한 자본력과 위험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카카오와의 관계로 급성장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M&A를 통한 체질 개선을 시도해 긍정적인 평을 얻고 있는 기업이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6월, 킬러 콘텐츠 ‘실크로드 온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조이맥스의 지분 25.8%를 인수한 바 있다.



2010년 2월에는 일본의 우량 기업 YNK재팬(현 위메이드 온라인)의 지분 66.59%를 인수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일명 넥슨형 M&A이행 후 새로운 방향을 구축한다. 자회사 조이맥스를 통해 피버스튜디오, 링크투모로우, 리니웍스의 3개 개발사를 인수하며 소셜, 모바일게임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개발사와 힘을 합한다.

최근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론칭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캔디팡’의 개발사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 링크투모로우다. M&A 전략이 불과 반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기존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킬러 콘텐츠가 아닌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해낸 상황이다.

이는 개발사 지원에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가 가진 경영, 사업력이 더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넥슨형, 엔씨소프트형의 양분화된 M&A가 존재했다면 위메이드형 파트너십 전략이 M&A를 꿈꾸는 기업들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M&A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남궁훈 공동대표


강은별 기자 gam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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