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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감각의 정물화로의 초대…강민정의 회화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흔히들 ‘막사발’이라 부르는 분청사기 대접 위에, 빨간 열매가 달린 산호수(珊瑚樹) 줄기가 얹혀졌다. 무심한 듯 이리저리 포개진 거친 사발들과, 산호수의 푸르른 잎사귀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새로운 미감을 선사한다.

대구를 무대로 활동 중인 화가 강민정의 신작 ‘harmony’이다. 강민정은 유화물감으로 정물을 그린다. 그러나 그의 정물화는 변화무쌍하다. 고여있는 물이 아니라, 생동감으로 가득찬 정물화다.

계명대 미대 서양화과를 나와 20년 가까이 유화작업을 해온 강민정이 오는 10월31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되는 ‘2012 대구아트페스티발’에 참가한다. 대구아트페스티발에 개인부스를 꾸미고, 근작 회화들을 선보이는 강민정은 대학 졸업 이래 꾸준히 정물화를 그려온 작가.

한국미술국제공모전(2011)과 신라미술대전(2011)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현재 대구미협 표상회 회원, 보문미술대전 초대작가, 대구시민센터 예술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번 대구아트페스티벌은 1,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강민정은 1부(10,31~11.5) 1층 부스에 작품을 내건다. ‘중견작가 프로젝트’라는 타이틀 아래 열리는 작가부스전에 참여하는 것.

강민정은 "날로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현대사회 속에서 갖가지 사회현상의 표면만 보지말고, 내면의 가치에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으면 한다"며 자신 또한 현대 사회의 감춰진 다양성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때문에 그가 그린 정물 속 대상들은 매끄러운 것보다 거친 것들이 많다. 도자기도 매끄러운 백자가 아니라 거친 질감의 분청사기 막사발을 즐겨 그린다. 낡고 오래 된 골동품도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19-20세기 영국에서 쓰던 말구유통이며 낡은 신호등 등 빈티지 아이템들에 싱그런 과일을 어우러지게 하는 식이다.

포도며 가지 등도 찌그러지고, 상처가 난 것들을 즐겨 그린다. 너무 매끄럽고 잘 생긴 것보다 오히려 그런 모자라고 어눌한 것들에서 더 생생하고 자연스런 에너지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 땅에 서양의 유화기법이 소개된 이래 대구 경북지역 화단은 여전히 구상회화가 강세다. 구상미술의 전통을 잇는 뛰어난 역량을 지닌 작가들이 대구에는 여럿이다.

그 뒤를 여성작가인 강민정이 잇고 있다. 강민정은 남다른 감각으로 기물들을 구성해 구도를 잡은 뒤, 섬세한 붓질과 유려한 색채로 신선한 긴장감을 지닌 정물화를 그려낸다. 그의 정물화는 전통에 단단히 뿌리를 두되, 전통에 함몰되지 않고 있어 싱그럽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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