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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크롬비 CEO, 전용기 승무원 속옷규제 논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미국의 유명 패션기업 아베크롬비 피치(Abercrombie & Fitch)의 최고 경영자(CEO) 마이클 제프리스(Michael Jeffries)가 전용기 근무 규정에 승무원의 속옷까지 정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유가 있다. ‘싱그러운 젊음’에 집중한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에 발 맞춘 근무 규정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콜은 22일(현지시간) 마이클 재프리스 CEO의 전용기 근무 규정집에 대한 보도를 통해, 40페이지에 달하는 규정집의 내용을 상세히 실었다.

해당 규정집에 따르면 마이클 제프리스의 전용기에 탑승하는 남성 승무원은 수염을 말끔히 깎아야 하며 유니폼으로 아베크롬비 폴로 셔츠에 타이즈형 사각팬티, 플립플랍을 착용해야 한다고 돼있다. 향수 역시 당연히 아베크롬비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식사 제공과 관련한 규정도 까다롭다. 은제품의 식기류를 다룰 때에는 검은색 장갑을 끼고, 기내식을 준비할 때에는 흰색 장갑을 끼도록 돼있다.

심지어 제프리스의 애완견 세 마리를 위한 별도의 좌석이 마련돼, 그들이 불편함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규정집에 포함된 내용이며, 화장실 휴지를 절대 노출시키지 않도록 한 규정도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 캡처]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여객기에서는 ‘‘테이크 미 홈(Take me home)’을 연주하기까지 해야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마이클 제프리스의 전용기 근무 규정이 미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은 해당 전용기인 조종사로 근무했던 마이클 버스틴(55)이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 때문이었다. 당시 마이클 버스틴은 회사가 “더 젊은 조종사로 대체하기 위해 자신을 해고했다”면서 2010년 해당 소송을 제기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콜은 아베크롬비 최고경영자 CEO의 전용기 승무원 복장 규제 논란을 지난 1년간 하락세를 보여온 이 회사의 주가폭락과 연결했다.

마이클 재프리스는 아베크롬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지만, 최근의 상황은 좋지 않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몇년간 회사의 투자자들은 제프리스의 경영방식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들 스스로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랬던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아베크롬비의 의류 체인은 거의 23배에 가까운 순이익을 남겼고, 58배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베크롬비가 전세계 소매업계 전체를 장악한 전성기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어디로 튈지 몰랐다. 세계적인 SPA 브랜드가 쏟아지는 가운데 특히 아메리칸 이글과 H&M의 등장과 더불어 아베크롬비의 동일매장의 매출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에 제프리스가 주목한 것이 바로 청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차별화된 마케팅이었다. 아베크롬비는 주고객인 청년층의 취향을 파악해 젊고 싱싱한 모델같은 청년들은 전세계 매장에 배치했다. 할리우드 스타들 못지 않은 용모를 가진 점원들은 상의를 탈의한 채 매장을 활보하며 방문한 고객들과는 사진촬영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제프리스가 주목한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이 바로 그의 전용기에까지 입성한 것이다. 물론 상의 탈의는 없지만, ‘젊음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브랜드의 마케팅을 접목해 전용기의 승무원에게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입구를 지키는 점원들의 복장을 가져온 것이다. 때문에 젊은 이미지를 위해 해고된 조종사 마이클 버스틴의 소송에 제프리스 전용기 승무원의 근무 규정이 거론된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전직 조종사 마이클 버스킨의 말을 통해, 승무원 유니폼으로 규정된 벨트와 장갑, 플립플랍을 비롯해 아베크롬비의 진과 폴로셔츠에 겨울코트를 착장하는 것, 또 시계나 결혼반지 등의 액세서리를 허용하지 않는 점은 “승무원의 유니폼은 아베크롬비 플래그십 스토어의 도어맨의 복장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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