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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천궁녀는 원래 1명이었다?
백제 멸망 다룬 뮤지컬 ‘삼천’
신라 멸망 소재로 한 연극 ‘멸’
연말 대선 앞두고 관심 집중


한 나라가 멸망하는 과정은 항상 극적이다. 국가가 무너지기 전까지 오랜 기간 많은 징후가 나타나지만 짧은 기간 수많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권교체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 연극 등이 많다. 특히 연말 대선을 앞두고 구체제를 뛰어넘을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뜨거워지고 있는 오늘날,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찬란한 강성대국을 이뤘으나 한순간 멸망의 길을 걸었던 백제와 신라. 백제의 마지막 왕과 삼천궁녀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삼천-망국의 꽃’과 삼국유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신라의 마지막 왕 김부대왕을 그린 연극 ‘멸’이 무대에 오른다.

▶백제, 카리스마 넘친 의자왕과 삼천(?)궁녀=백제 멸망의 역사를 다룬 뮤지컬 ‘삼천’은 낙화암에서 몸을 던진 삼천궁녀가 실제로는 3000명이 아니라 1명이었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삼천(三天)은 불교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하늘, 온 세상을 뜻한다.

극에서 의자왕은 개혁과 왕권 강화에 힘을 쏟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다. 백제 멸망의 원인으로 지적돼온 예식진이란 인물은 예식과 진이란 두 장군으로 나타내 고전과 다르게 묘사했다. 의자왕을 현혹해 백제를 멸망케 한 주범으로 알려진 금화라는 여인은 화야와 연화라는 두 사람으로 재탄생됐다.

역사적 교훈보다 사랑이야기를 더 해보고 싶었다는 서윤미 연출은 백제역사자문단과 백제 멸망을 연구하고 ‘밀당의 탄생’ ‘삼천’ 두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웅진에서 투항한 이유 등 미스터리를 고증과 다른 관점으로 의자왕을 해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의자왕 역은 정상윤이 맡았다. ‘삼천’은 26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공연한다.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네 번째, 연극 ‘멸’=국립극단은 처용가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을 사러 마켓에 간다’에 이어 네 번째 삼국유사 시리즈로 신라의 멸망을 다룬 연극 ‘멸(滅)’을 준비했다.

경순왕 김부, 즉방왕후, 낙랑 등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에만 급급한 인물. 극 중 대부분의 인물은 권력과 욕망을 위해서만 살아간다. 신라의 56대 왕 김부는 사촌을 살해하고 왕위를 찬탈했고, 즉방왕후는 남편에 대한 환멸과 증오를 갖고 있다. 고려 태조의 딸 낙랑은 신라를 손에 넣기 위해 김부와 결혼하려 한다.

극은 욕망으로 가득찬 가족의 반목과 내홍을 갱단의 싸움처럼 그린다. 김태형 작가는 전통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원전을 뒤틀고 의식주, 말투, 행동 등은 신라시대의 그것이 아닌 요즘 시대의 것으로 연출한다.

경순왕 김부 역엔 배우 정보석이 캐스팅돼 다면적인 모습을 연기한다. 현대적인 감성으로 고전을 해석한 ‘멸’은 다음달 3일부터 18일까지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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