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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쉬는그릇 옹기의 아름다운 변주..옹기도 예술이다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옹기처럼 한국인의 삶과 밀접한 도자기도 드물다. 오랜 시간 옹기는 우리 곁에서 다양한 쓰임새로 사용돼왔지만 칭송은 커녕 ‘값싼 질그릇’으로 치부돼왔다. 그러나 옹기는 숨쉬는 그릇이자, 뛰어난 방부성 발효성 정화능력을 보여준다. 수돗물도 좋은 옹기에 담아놓으면 물맛이 각별해진다. 현대도예가가 세련되게 빚은 옹기접시에 담긴 요리는 더욱 근사해 보인다.

이같은 옹기를 재조명함으로써 우리 옹기의 전통과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는 전시가 문화의 거리 북촌에서 개막됐다.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종로구 삼청로의 학고재갤러리에서 전통공예와 현대미술이 어우러진 ‘2012 설화문화전(展)’의 막을 올렸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설화문화전’은 전통공예와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현대공예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설화수가 매년 개최해온 기획전이다. 이 전시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우리문화 전시로 평가받고 있다.


올 주제는 ‘흙,숨쉬다. 옹기’. 일상 속에서 두루 쓰였으면서도 가치와 심미성이 거의 평가받지 못했던 옹기를 재조명하는 기획전으로 크게 두파트로 꾸며졌다. 갤러리의 메인공간을 차지한 것은 5명의 전통공예 전승작가들의 튼실하면서도 덤덤한 전통옹기들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장 정윤석, 충남 무형문화재38호 옹기장 방춘웅, 제주 옹기장 김청길, 서울시 무형문화재 옹기장 배연식, 울산시 무형문화재 옹기장 허진규 등 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큰독, 김장독, 죽허벅, 물허벅, 푸레독, 물두덩 등 다양한 형태의 옹기들을 내놓았다.

옹기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해석한 작가들의 코너는 보다 도전적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양민하, 도예가 권진희, 도예가 이기욱, 가구디자이너 황형신, 산업디자이너 SWBK(이석우, 송봉규) 등 5명(팀)은 옹기토로 빚은 색다른 도예작품에서부터 실험적인 오브제, 설치작업, 미디어 아트 등을 시도했다. 


질박한 옹기토를 쌓아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은유적 공간을 만든 도예가 권진희, 나무로 몰드틀을 만든 후 옹기토를 눌러 찍어 기하학적 형태로 구워낸 디자이너 황형신의 설치작업은 참신하고 흥미롭다.

산업디자이 SWBK는 숨쉬는 재료인 옹기의 특성을 살리되, 이를 기왓장처럼 겹겹이 이어붙임으로써 건축과 인테리어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피부’로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들은 옹기가 ‘문화재청이 꼽은 우리 민족 100대 상징’ 중 하나이자, 영어로는 발음 그대로 ‘Onggi’라고 쓰여지는 등 우리만의 독자적인 문화유산인만큼 이제라도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시는 오는 11월 3일까지. 무료관람. 02-794-1558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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