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생활공간 제공, 창업아카데미 등을 통해 국민 곁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KCL은 각종 건축자재, 토목제품, 완구나 가구 등 생활환경제품, 의료기기 등 녹색산업 제품에 대한 시험ㆍ평가ㆍ인증과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시험인증기관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거의 존재감은 없었던 게 사실이다.
KCL은 올들어 ‘국민의 삶 속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 인증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실내의 석면, 환경호르몬, 유해화학물질, 미세먼지, 세균의 존재 여부를 시험하고, 벽지ㆍ장판ㆍ가구ㆍ완구 등 각종 생활용품의 유해성분을 분석하고 관리해주는 환경서비스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학교 뿐 아니라 병원, 산후조리원 등의 병원 및 요양시설, 대형마트, 백화점, PC방, 공연장 등의 공공시설 모두가 인증 대상이다. 최근 기업은행, 신한은행에서도 이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송재빈(55ㆍ사진) 원장은 지난 22일 “구미 불산사고에서 보듯 요즘 화학물질의 사용 증가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안전해야 할 실내 공간이 각종 환경성질환을 일으키는 위해요소로 가득 차 있다”며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야할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돼 이런 사업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부모의 마음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한국독성학회, 한국환경성돌연변이발암원학회의 자문을 받으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KCL은 또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에 대비, 물막이제품 성능평가 사업도 지난해부터 새로 시작했다. 이 역시 집중호우로 인해 국민들이 더 이상 침수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자는 차원이다. 건축물의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차수제품은 그동안 KS규격이 없어 생산자 임의로 제작돼 성능도 모른채 설치돼 왔다.
KCL은 차수제품 시험평가 표준(KS) 제정을 요청해 지난 8월 제정고시(KS F 2639)를 이끌어냈다. 또 시험평가설비를 충남 서산연구소에 구축해 수밀성, 변형율, 내충격성 등 차수제품에 필요한 성능을 시험평가하고 있다.
또 범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는 사업도 실시한다. 주거 방범시스템가 취약해 범죄자가 가정에 침입하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 KCL은 창세트, 문세트, 셔터 등의 침입저항 시험방법과 등급기준을 표준화했다.
이 중에서도 침입범죄의 주경로가 되는 창호의 방범성능을 향상에 촛점을 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런 제품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방법과 관련 규정이 없어 허술한 비규격 제품들이 시공돼왔다.
송 원장은 “우수 방범창호 개발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지금까지 도입되지 않은 신제품의 개발로 이어져 테스트엔지니어 등 새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치안이 취약한 나라로 수출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KCL은 각종 시험분석ㆍ평가장비와 공간인프라를 활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 주목받는 중. 서울 서초동 본원에 KCL아카데미를 설립, 카누/카약ㆍ목공가구ㆍ악기 제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9회의 교육과정을 통해 225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특히 은퇴자들의 창업교육과 직업전환 차원에서 이 교육은 각광받고 있다. 취미반으로 카누제작 교육도 실시, 수상레저문화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송 원장은 “KCL은 주거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시험평가와 분석을 해주는 기관”이라며 “이런 유무형의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보자는 취지에서 기존 사업은 내실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송 원장은 기술고시 16회(1980년)로 상공부에 들어가 공직생활을 시작해 충북지방중소기업청장, 서울지방중기청장,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9월 KCL 원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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