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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률 공연, 대중음악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2012 김동률 콘서트 감사’는 대중음악의 품격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가수가 노래를 열심히 하고, 무대 하나하나 세심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히 드러났다. 고상한 분위기 속에 관객이 대접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버클리 대학 시절 만난 음악인들이 참가하고 있는 자신의 밴드와 오케스트라, 브라스 밴드, 코러스 등과 함께 자신의 노래를 선보인 김동률의 완벽주의는 괜객의 귀와 눈을 즐겁게 했다.

김동률은 ‘그림자’와 ‘귀향’으로 오프닝을 장식하며 자신의 피아노 반주와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는 ‘사랑한다는 말’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로 객석을 감성 충만하게 만들어버렸다. ‘걱정’과 93년 대학가요제에서 선보인 ‘꿈속에서’에 이어 고상지의 반도네온 연주가 돋보인 ‘뒷모습’ ‘오래된 노래’, 탱고풍으로 편곡된 ‘배려’와 ‘고독한 행해’로 1부를 끝냈다.

2부에서는 ‘출발’과 ‘J’s bar’에 이어 전람회 시절 노래인 ‘새’ ‘이방인’, 카니발 시절인 ‘그땐 그랬지’ ‘내 오랜 친구들’ ‘JUMP’가 이어졌다. 유일하게 빠른 노래에서 관객이 모두 일어서기도 했다.(김동률 공연은 조용히 앉아서 감상한다. 야광봉 흔들기도 금지돼 있다.) 

4, 5집 타이틀곡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은 노래라며 ‘이제서야’ ‘다시 시작해보자’를 메들리로 불러주기도 했다.

김동률은 노래 사이사이 토크를 결들였는데, 차분하게 말하는 그의 말은 의외로 웃음 포인트가 있었다. 그는 “요즘 오디션에서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많이 나와 노래에 되게 신경쓴다. 노래 잘 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왜 김동률 노래는 똑같다는 말을 하는지도 알겠다”는 말도 했다. 팬들과 더욱 가까이 가려는 소통의 대화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낸 말이었다.

“건축학개론(기억의 습작) 볼때는 챙피했다”고 전했고 “추억을 끄집어내게 하는 가수로만 남지 않고 현재진행형 가수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리고 쓰리 히트곡중 하나 ‘취중진담’. 김동률이 흔치 않게 관객에게 같이 부르자고 요청한 노래다. 이어 엔딩곡으로 선택한 ‘동반자’가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반주와 함께 끝났다. 앵콜 곡으로는 ‘희망’과 ‘기억의 습작’을 불러 관객의 기대에 보답했다.

김동률은 이날 1994년에 나온 1집과 3집 등 초기 노래를 많이 들려줘 관객 각자의 기억을 끄집어내주었다. 아날로그는 잘못하면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김동률은 조금도 촌스럽지 않은, 세려된 아날로그 감성을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때 열린 경희대 평화의 전당 공연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격랑과 고요를 오간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들은 김동률이 남긴 진한 여운탓인지 자리를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한마디로 ‘명품공연’이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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