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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쉼표특집, 유재석 리더십 진가 드러났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MBC ‘무한도전’ 300회 ‘쉼표’ 특집은 지난 7년간의 시간을 돌아보는 뜻깊은 자리였다. 20일 방송된 쉼표특집에서 멤버들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솔직한 이야기와 고민을 나누며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남을 웃기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서로를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이 진한 감동을 남기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했다. 정준하가 길에게 “너는 처음에 얄미운 캐릭터를 잡아 잘 하더라. 예능을 잘 모르지만 당당하게 잘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안 보여”라고 말한 건 서로에 대해 얼마나 깊은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무한도전’이 이렇게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단단하게 맺어져 있는 팀워크였다. 이런 팀워크는 후배들을 생각하는 유재석의 배려심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7년간 함께 하면서 후배들을 이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시청자들도 알고 있다. 멤버 각자가 존재감이 있어야 하므로 자기 살기 바쁘고, 그래서 후배들도 방송분량에 욕심을 낼 수 밖에 없는 이 ‘정글’이라는 예능 생태계에서 1인자의 역할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하지만 유재석은 이 쉽지 않은 멤버들로부터 각별한 팀워크를 이끌어내는데 귀감이 되고 있음을 300회 특집은 잘 보여주었다.


무작위로 선택한 텐트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게 된 ‘텐트 토크’에서 유재석은 정형돈에게 “가족들과 놀이공원 같은 곳에 못 가는” 이야기로 고민을 나눴다. 또 “‘무한도전’이 내일이라도 당장 끝날까봐 두렵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정형돈에게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예능을 해볼 수 있을까”라면서 “‘무한도전’과 나의 예능인생도 같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유재석이 노홍철과 하하가 대화를 나누던 텐트에 찾아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후배들에 의해 유재석의 진가가 잘 드러났다. 유재석 리더십의 근간을 알 수 있었다.

유재석은 노홍철과 하하에게 “내가 있는 게 지금은 (너희에게) 든든할지 모르지만 내가 있는 것이 너희들이 능력을펼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재석은 “반드시 그런 날은 온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능력을 펼치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노홍철과 하하는 “듣기도 싫다. 그런 말 하지마라”고 말했다. 하하는 “(그런 말 하면) 울렁울렁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노홍철은 자신이 방송에서 전혀 다듬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차 운전대도 잡아주고 말도 걸어주면서 자신이 방송을 잘 할 수 있도록 호의를 베풀어준 일화를 밝히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유재석 리더십을 배려 리더십, 서번트(섬김형) 리더십이라고들 한다. 스스로 낮추면 자신은 더 높이 날 수 있는 소통방식이다. 유재석의 배려형 소통방식을 자세히 보면 남 띄워주기가 아니다. 이런 방식은 너무 자주 사용하면 칭찬남발이 되고 가식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

유재석 ‘배려’의 요체는 칭찬 남발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다. 후배들이 좋아하는 것과 관심사, 고민거리를 누구보다 주의깊게 살핀다. 그래서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집어내 후배의 이야기가 방송을 타게 하한다. 하하와 노홍철이 유재석을 ‘무한재석교주’로 모시고, 박명수가 1인자로 지속적으로 인정해주는 건 다 이유가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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