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슈퍼 마리오’와 ‘악바리’. 별명에서도 느껴지는 강한 에너지의 두 사나이가 SK 와이번스를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SK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계속된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2승2패를 기록하며 시리즈 균형을 맞춘 SK와 롯데는 최종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팀을 가리게 됐다.
SK 마운드에선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가, 타석에선 내야수 정근우가 빛났다. 이들이 플레이오프 전적 1승2패로 위기에 놓인 SK를 기사회생시켰다.
이날 선발로 나선 마리오는 사실 큰 기대를 얻지 못했다. 올시즌 초반 1선발 역할을 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지난 여름 무릎 부상으로 이만수 감독의 속을 썩였다. 6월 말 2군에서 한 달간 몸을 추슬렀지만 복귀전이던 7월25일 삼성전에 ⅓이닝 만에 무릎 통증이 재발해 다시 두 달을 쉬었다. 이날 선발로 예고되긴 했지만 의문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마리오는 6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단단히 틀어막고 팀의 승리를 주도했다. 최고 149㎞에 이르는 직구에 느린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볼넷은 1개밖에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6개나 잡았다. 7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가득했다. ‘슈퍼 마리오’의 이름값을 한 마리오는 이날 MVP에 선정됐다.
타선에선 정근우가 펄펄 날았다. 이날 4회까지 팽팽한 0의 균형을 펼쳤던 양팀은 5회 정근우의 활약으로 균형이 깨졌다. 5회 1사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한 정근우는 다음 타자 박재상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때리는 순간부터 내달려 그대로 홈까지 파고들어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7회에도 첫 타자로 나서 2루타를 쳤고 최정의 안타에 추가점을 올렸다. 매 타석 출루하며 그라운드를 누빈 정근우는 이날 4타수 4안타 볼넷 1개, 2득점을 기록했다. SK의 ‘가을 DNA’를 다시금 깨운 매운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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