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실적 살펴보니
구글, 3분기 순이익 전년비 20% 급감광고실적 감소 영향…주가도 9% 폭락
MS·노키아등 하락세 여전 ‘불황의 늪’
삼성 영업익 8조 돌파…나홀로 고공행진
도미노 쓰러지듯 글로벌 IT기업들이 연달아 실적 악화를 기록하는 가운데, 지난 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구글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전 세계 IT업계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IT 전반 침체 속에서도 삼성전자ㆍ애플ㆍ구글 3인방이 견고하게 지켰던 트로이카 구도가 붕괴되는 국면에 달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구글은 3분기 순이익 2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27억3000만달러보다 20.1%나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5% 늘어난 141억달러를 기록했지만 광고 트래픽을 일으키는 웹사이트들에 대한 보상을 제할 경우 113억3000만달러라고 설명했다. 이는 애널리스트의 전망치 115억달러보다 적은 것이다. 예상과 달리 구글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구글 주가는 전날보다 9% 이상 폭락했다.
구글의 이 같은 부진은 모바일 광고 실적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클릭당 돈을 받는 CPC(Cost per Click) 광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다. 구글의 CPC 광고 매출은 8분기 연속으로 증가하다가 최근 들어 3분기 연속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릭 서머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모바일 광고에 주력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데스크톱만큼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광고주들 사이에서도 모바일 광고 시장은 미성숙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까지 불황 파고를 넘지 못하면서 다른 기업들 또한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분기 사상 최초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매출 160억1000만달러, 영업이익 53억1000만달러를 올렸다. 특히 순이익은 44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1억9002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던 전분기에서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순이익 57억4000만달러에 비해서는 22% 감소한 수치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 또한 실적 발표 후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0.32%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정크 수준의 신용등급으로 떨어진 노키아는 이번 분기 역시 손실이 확대되며 6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노키아 순손실은 9억6900만유로로 전년 동기 6800만유로에 비해 1300%나 증가했다. 스마트폰 ‘루미아’의 판매 또한 지난 2분기 400만대에서 이번 3분기 290만대로 감소했다. 노키아는 루미아 신형 모델들 출시로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4분기도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앞서 실적을 발표한 IBM, 인텔, HP 등도 매출과 순익 모두 하락하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오는 25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마저도 아이폰5 판매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투톱 체제 유지 또한 미지수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익 8조원을 돌파하며 전년 동기보다 80% 이상 성장한 삼성전자가 당분간 나홀로 고공행진을 할 전망이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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