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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질환의 시작은 지방간.. 꼭 술 때문은 아니야
유달리 술이 약한 직장인 문모 씨(28)는 회식자리에서도 맥주 한 잔 정도만 마실 정도로 술과는 거리가 멀었다. 직장동료들이 과음으로 시달린 간을 달래려 온갖 건강보조식품을 챙겨먹고 건강검진을 밭을 때도 간 걱정은 붙들어매도 된다고 안심했다. 그러나 최근 문 씨는 건강검진 결과 지방간이 의심된다는 의사의 말에 서둘러 병원을 찾았다. 100㎏에 육박하는 비만이 문제였다. 문 씨는 꼭 술이 아니더라도 지방간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뒤늦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술 안 마셔도 간에 지방 축적될 수 있어 = 정상 간의 경우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5%정도다. 이보다 지방이 많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 한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 지방간 유병율은 30%로 20년 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이는 잦은 음주뿐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동물성 지방을 과다섭취하면서 비만과 당뇨병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 운동량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다.

지방간은 크게 비만과 당뇨 등에 의해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매우 소량(여자는 일주일에 소주 1병, 남자는 일주일에 소주 2병)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간세포에 지방이 침착되는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분류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셔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간에 이상을 초래하는 알코올양은 남자의 경우 하루 30~40g 이상이다. 소주 반병, 양주 2~3잔, 포도주 반병, 맥주 2병 정도에 이 정도 양에 해당한다.

▶지방간, 우습게 봤다간 간경변 등으로 악화될 수도 =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든 알코올성 지방간이든, 지방간은 간세포 손상 정도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지방만 끼어 있는 가벼운 단순 지방간, 간세포 손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지방간염, 복수나 황달을 동반하는 간경변증까지 병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초기 단계의 단순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섭취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술을 계속 마시면 약 20~30% 정도는 알코올성 간염을 유발하고 그래도 계속 술을 마시면 10%정도에서 간경변으로 진행된다. 보통 매일 소주 1병 이상의 알코올을 10~15년 이상 마셨다면 간이 딱딱하게 굳고 그 기능을 잃게 되는 간경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이런 지방간이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가끔 간이 위치한 오른쪽 상복부가 뻐근하거나 피로감이 심한 경우가 있지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당뇨병, 비만 등이 있는 사람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도 간기능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지방간은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으로 간 기능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데, 간 수치가 정상보다 2~3배 높으면 지방간을 의심한다. 여기에 추가로 초음파와 CT, MRI, 간 조직검사 등을 통해 지방간인지, 만성간염인지 판별한다.

▶약 없는 질환, 지방간 = 지방간은 약에 기댈 수 없는 질환이다. 여러가지 간장약이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원인을 없애지 않고 간장약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금물이다. 간손상은 물론 특히 간염이 있다면 더욱 심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지방간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평소 신경 써서 검사를 받아 이상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사진은 지방간 의심 환자가 초음파(혹은 CT) 검사를 받는 모습.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지방간 치료법은 ‘적극적인 체중감량, 적절한 식이요법,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동안 서서히 줄이는 것을 목표로, 과식을 피하고 세 끼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이 좋다.

운동은 지방간 치료뿐 아니라 혈압 및 혈당을 내리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다만 과도한 운동이나 일주일에 1㎏이상 급격히 체중이 감소되는 것은 심한 지방간염뿐 아니라 간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술을 끊는 것도 필수다.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 초기엔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 음주량을 줄이면 간손상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부득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적어도 48시간은 금주해 신체기능이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

혼자 엄격한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면 병의원이 개설한 지방간 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지방간 등 만성 간질환은 단기간 치료로 완치가 어렵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알코올 의존증 환자를 대상으로 행동치료와 금주 프로그램을 함께 시행해 환자가 지속적으로 금주에 성공할 수 있게 해 병의 호전을 돕고 있다.

[도움 = 비에비스 나무병원]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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