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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위기에 치이고 경제민주화에 시달리는데…재계 이젠 ‘환율걱정’ 까지
기업 모니터링 강화등 ‘환율경영 비상시스템’ 돌입
글로벌 경제 위기와 경제민주화라는 국내외 ‘경영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재계에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업들은 또다시 ‘환율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했다.

환율은 동전의 양면으로, 최근 원/달러 하락으로 포스코, 대한항공 등 일부 수혜 업체도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 하락세는 결국 자동차, 가전 등 수출업체에 치명타다. 대다수 기업이 수출 시 환율의 마지노선을 1100원을 설정했기에 더 이상의 하락은 곧 ‘환율 비상체제’ 돌입을 의미한다.

이에 환율 하락에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60~80%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환율 변동은 매출액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통상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차는 1200억원, 기아차는 8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매출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환율 변동이 점차 극심할 것으로 전망하고, 환율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 중이다.

환율 급락에 대비해 미국, 체코, 인도, 중국, 터키 등 세계 각국에 현지화 공장을 완공, 건설 중이며 결제비율이 높았던 달러를 줄이는 대신 유로화, 기타 통화 등 결제 통화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900원대 환율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며 최근 환율 하락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다양한 중장기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환율에 따른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환율 변동에 심각한 이상음은 없다는 입장이다. 연중 환율점검 시스템을 운영 중이고, 특히 미리 달러 결제 비중이 높지 않는 구조로 만들었기에 타격권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고 1년 상시의 변수”라며 “언제든지 방어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업계는 글로벌환관리시스템을 재가동, 혹시라도 불거질 환위험을 모니터링하는 분주한 모습이다.

위기감이 큰 조선, 섬유업체들도 환율시장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며 24시간 점검 시스템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과 섬유업체는 내심 1150~1200원 선을 유지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새로운 시나리오 경영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050~1100원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1080원 선을 겨냥한 단기, 중기적으로 유효한 ‘환율경영’시스템 강화를 권한다.

손영기 대한상공회의소 거시경제팀장은 “정부의 급격한 환율 하락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고 수출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자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환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수출다변화, 원가절감,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고환율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상ㆍ김상수 기자>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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