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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 억제 · 연말정산 유리 체크 · 직불카드 인기…포인트 적립 부가서비스 많은 신용카드 · 지갑 필요없는 스마트폰 등 꼼꼼히 따져봐야
직장인 A 씨는 가급적 현금을 쓴다. 신용카드를 썼더니 씀씀이가 헤퍼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공무원 B 씨는 수중에 현금이 거의 없다. 몇 천원 소액도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우선 편리하고 각종 부가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대학원생 C 씨는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한다. 소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신용카드를 쓰다가 못 갚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장 잔고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해 과소비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급결제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다. 현금, 신용ㆍ체크카드는 물론 집적회로(IC)가 포함된 현금IC카드로도 물건을 사거나 음식값을 살 수 있게 된다. 다음달이면 지급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받은 스마트폰으로도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 남발 억제…다양한 대체재 도입=정부 및 금융당국 등이 결제수단을 다양화하고자 하는 것은 신용카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갑에 쏙 들어간다는 휴대성, 돈이 당장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편리함을 등에 업고 사용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의 남발이 가계부채 증가 및 신용불량자 양산 등의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1969년 신세계백화점이 해외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백화점 고객들을 위한 신세계 카드를 선보인다. 우리나라 신용카드의 시초다. 성장 과정은 ‘빛의 속도’만큼 빨랐다. 휴대성과 단기대출 효과 때문에 사용이 크게 늘었다. 


2003년 161조9210억원이던 국내 카드 결제금액은 2006년 200조원을 돌파했고 2008년 300조원대가 됐다. 금융 위기도 아랑곳하지 않고 카드 결제액은 늘어갔다. 2011년에는 45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에는 신용카드 대금이 5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장수가 4.9장에 이른다.

하지만 이제 증가세는 주춤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이 저신용자에 대한 발급 제한 등 다양한 신용카드 증가 억제책을 내놓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실적 하락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에 대한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고 있어 매력도 다소 떨어진다. 여기에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 공제도 점점 축소되고 있다. 아예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신 체크ㆍ직불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사실상 빚을 지는 것과 마찬가지인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ㆍ직불카드는 통장 잔고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가계부채 증가 등의 염려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에 비해 부가서비스 혜택이 훨씬 적어 매력이 떨어지지만 대신 자신의 소득 내에서의 합리적인 소비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정부도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내년부터 20%에서 15%에서 낮추고 대신 직불ㆍ체크카드의 공제율을 30%로 유지하며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사이의 공제율 격차를 늘렸다. 아울러 현금영수증의 소득 공제율을 20%에서 30%로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신용카드보다는 직불카드를 많이 사용하고 소액결제는 현금영수증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달부터 집적회로(IC)가 포함된 현금IC카드에 결제기능을 넣었다. 과거 자동화기기(ATM) 기기 등을 통한 현금 입출금 기능밖에 없었던 현금IC카드로도 음식값 등의 지불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11월이면 지급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은 스마트폰으로도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기 위한 결제수단 다양화의 방식이다.

▶결제수단 장단점 잘 활용해야=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졌다. 각 결제수단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보다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구현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결제 수단이면서도 기술 발전 등으로 뒷전이 되고 있는 현금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바로 알 수 있는 씀씀이가 큰 장점이다. 소지가 불편하고 분실의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점차 외면받고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앞으로 현금을 쓰면 가격 할인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일각에서 신용카드 사용자와 현금 사용자에 대한 가격차별을 둘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같은 물건을 현금으로는 1만원에, 신용카드로는 1만1000원에 팔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당장 시행되기는 쉽지 않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이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신용카드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과소비로 흐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체크카드와 현금IC카드의 경우 많은 할인 혜택 등을 바라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IT기술도 혁신적으로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자체가 결제수단이 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잘만 사용한다면 현금이나 각종 카드로 두둑해진 지갑이 필요없게 된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방식은 앱 개발과 계정관리 등만 필요해 손쉽게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스마트폰 분실 시 소비자의 불편은 물론 개인 정보 유출 등의 우려도 있다. 사용한도가 하루 30만원으로 제한되고 할부구매가 안 된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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