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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교동계 수혈 박근혜…호남 두자리수 지지율 꿈꾼다
與 불모지 李대통령도 8.9% 얻는데 그쳐
10%대 중후반 최근 여론조사 고무적
대통합 앞세워 내심 20%대 득표 노려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참석했다. 자체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김 전 대통령이 속했던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의 빈 자리를 남다른 정치적 애증이 있는 박 후보가 대신한 셈이다. 행사가 열린 이날은 공교롭게도 40년 전 유신헌법이 만들어진 날이기도 했다.

17일 오전 비가 내리는 국회 헌정기념관 앞에 박 후보가 등장했다. 옆에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최근 새누리당에 합류한 옛 동교동계 인사가 함께했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과 한때 남다른 인연을 맺었던 정치적 동지로, 박 후보와는 정적 관계였지만 지금은 한 배를 탄 동지가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박 후보의 행보를 이번 선거 최대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통합’, 특히 호남 표에 대한 구애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10%를 넘어 20%의 득표율을 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의미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호남에서 두자릿수 득표에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김영삼ㆍ김대중 두 전 대통령의 퇴장 이후에도 호남은 새누리당에 여전히 불모지였다.

이회창 후보가 나섰던 16대 대선에서는 3.6%(광주), 4.6%(전남), 6.2%(전북)라는 성적표를, 전국적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던 이명박 후보도 세 지역 평균 8.9%를 얻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에서는 호남에서 두자릿수대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광주ㆍ전북에서 보여줬던 일부 소속 후보의 40% 득표율, 그리고 최근 캠프에 합류한 상당수 지역 인사는 이런 기대를 더욱 크게 만드는 요소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한 부위원장과 옛 동교동계 의원이 새누리당에 왔다는 것 자체로 호남에서 대화의 소재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두자릿수 득표율은 물론 내심 20%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10% 중후반, 많게는 2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한다.

한 부위원장도 “과거보다는 호남인이 지역감정에 덜 영향을 받고 깨어 있는 정신으로 투표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지역주의보다는 국가 이익을 생각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호남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칠 경우 그 효과는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야권의 전략지에서 뺏어오는 한 표는 상대적으로 야권 표 잠식으로 이어지며 두 표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미 때문이라도 박 후보의 호남 20%대 득표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야권 단일화가 친노 색채가 강한 문재인 민주당 후보로 되면 두자릿수 가능성이 있지만, 무소속 안철수 후보로 될 경우 두자릿수를 넘기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선거 막판 지역 표심 쏠림 현상을 경계한 것이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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