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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속에서 건진…제주바다의 속살
사진작가 이강우 개인전
사진가 이강우(47ㆍ서울예대 교수)가 바다를 찍었다. 그것도 지난 8월 말 한반도를 강타했던 제15호 태풍 볼라벤 속에서다.

이강우는 4급 태풍 볼라벤의 북상소식을 듣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모두들 태풍을 피해 섬을 빠져나오던 시점에 거꾸로 사지(死地)로 들어선 것. 그리곤 엄청난 강풍 속에서 셔터를 눌렀다. 그렇게 찍은 바다사진을 한데 모아 서울 팔판동의 리씨갤러리에서 작품전을 꾸몄다.

작가는 “태풍 경로를 파악해 마라도가 보이는 산방산 아래 용머리해안에 자리를 잡았다. 태풍의 서막이 불자 엄청난 비바람에 자동차까지 날아갈 듯했다. 그런데 아주 잠깐, 태풍의 에너지가 잦아드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그 순간 파도를 향해 나는 미친듯 셔터를 눌렀다”고 했다. 그 제주에서의 나흘간의 작업에서 이강우는 전에 만나지 못했던 바다의 풍부한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사진 속 바다는 천변만화하는 자연의 표정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자연의 가공할만한 파워와 형언키 어려운 아름다움을 두루 품고 있다. 태풍 직전 고요한 바다를 시작으로, 광풍이 휘몰아치며 지축이 흔들리는 순간, 상황이 끝나 한없이 평화로워지며 말간 얼굴을 살포시 드러낸 모습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 바다의 속살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이강우는 “형상적 관점으로 보면 바다는 상당히 모호하기 짝이 없다. 내게 바다는 쉼 없는 파동으로 자신의 모습을 일순간 드러내거나 허물기를 반복하는 액체로 가득 찬 공간이다. 단순한 요소들로 구성된 꽤 미니멀한 공간이다. 그래서 바다는 어떤 형상이라기보다 그 자체가 ‘질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시는 27일까지. (02)3210-0467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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