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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셋톱박스 ‘선택과 집중’ 투명성 앞세운 윤리경영 ‘코스닥의 삼성전자’로…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2000년대 초반의 벤처 열풍과 거품기를 헤치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제조업 벤처 1세대다. 그 비결은 자신의 강점을 살린 집중전략과 국제적 감각 그리고 투명경영에 있다.

변대규 대표는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 박사 출신이다. 연구실 동료 및 후배 6명과 의기투합해 모교 근처의 작은 사무실에서 휴맥스 전신인 ‘건인시스템’을 창업한 것이 1989년. 아직 벤처창업 분위기가 무르익기 전이다.

초반에 가정용 영상반주기 등을 제조하기도 했지만 1994년 디지털 가전을 주 사업분야로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셋톱박스 개발에 나섰다. 방송영상 시대에 접어들면서 관련 시장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특히 아날로그 가전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디지털 가전이 대세가 될 변곡점이라고 판단했다.

1996년 아시아 최초,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럽기준(DVB)에 맞는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용 셋톱박스 개발에 성공했다. 이듬해 코스닥에 등록하고 외환위기로 국가 경제가 어려워진 1998년 상호를 지금의 휴맥스로 변경했다. 인간(Human)을 극대화(Maximize)한다는 의미다. 당시 경제위기로 암울했던 상황을 따뜻한 인간미로 헤쳐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었다.

1997년 방송산업의 메카인 영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면서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2000년에는 유럽에 이어 중동 시장에 진출하고 두바이에 중동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미국ㆍ독일ㆍ일본을 비롯한 신흥국가 등 전 세계로 활동영역을 넓혀 현재는 16개국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8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폴란드ㆍ인도ㆍ중국 등 해외 생산거점도 8곳을 두고 있다. 수출실적을 인정받아 2006년에는 5억불 수출탑과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 큰 성공을 일궈낸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고 평가도 듣는다.

수출에 힘입어 매출도 급증했다. 창업 첫 해인 1989년 1억2500만원이었던 매출은 급성장해 2009년 8000억원대를 거쳐 창업 21년 만인 2010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98%에 달한다. 거침없는 성장은 휴맥스를 ‘코스닥의 삼성전자’로 불리게 했다.

변 대표가 성공한 것은 2000년대 초반 벤처 열풍이 여러 불미스러운 일과 불확실성 증가로 거품이었음이 드러나는 과정에서도 건전한 도덕성과 투명경영의 원칙을 지켰기 때문. 2006년 납세자의 날 우수납세자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은 이 같은 노력을 증명한다. 2003년엔 한국과학문화재단으로부터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IP와 네트워크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셋톱박스와 인터넷을 통한 방송이 가능한 OTT(Over The Top) 셋톱박스에 주력 중이다.

그는 “젊고 열정이 있는 사람이 모여 의미있는 목표를 향해 도전해 나가면 무엇을 이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휴맥스의 목표”라며 “전세계 고객에게 좀더 행복한 생활을 제공하는 데 기여하는 기업으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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