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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유럽 재정위기 해결 압박…中 성장둔화 해법 ‘초미 관심’
11일 G7 재무·중앙은행총재 회의 주목
IMF, 유로존에 1000억弗 지원불구
그리스 등 구제금융 조건 충족 못해

美 연말 세제감면 종료·정부지출 감소
조치없으면 기업 투자·소비 위축 전망

곡물가 급등 개발도상국 원조 방안
미얀마 54억弗 부채 탕감도 논의



[도쿄=서경원 기자] 전 세계 재무ㆍ금융 분야 최대 행사인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9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 이틀째에 접어들었다. 이번 총회의 최대 의제는 단연 유럽 재정위기다. 이런 점에서 11일에 예정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최고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의제는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 경제 감속에 대한 대책이다.

▶ ‘만성적’유로존 위기 진전 있을까=이번 연차 총회에선 재정 위기를 겪는 미국과 유럽에 대한 압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미국의 재정 위기가 세계 경제의 불안을 계속 심화시키고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11일 재무장관들이 유럽과 미국에 재정 문제 해결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현재 재정 절벽(fiscal cliff)이 우려되고 있다. 재정 절벽은 정부의 지출이 갑자기 줄어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이다. 미국은 올해 말 각종 세제 감면이 끝나고 연방 정부의 지출도 대폭 줄어들 예정이어서 정치권의 대응 조치가 없으면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전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의 재정 절벽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3년째 계속되는 유로존의 재정위기도 핵심 논의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유로존에 1000억달러를 지원했고 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그리스에 제공됐다. 하지만 그리스는 아직도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역시 구제금융 신청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韓ㆍ日 장관회담 “일단 잡긴 잡았는데…”=독도 문제로 촉발된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 악화가 결국 양국 통화스와프 확대조치의 종료로 귀결된 상황에서 11일 도쿄 현지에서 예정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조지마 고리키(城島光力) 일본 재무상 간의 양국 재무장관회담은 외교적으로도 쉽지 않은 자리가 됐다. 통화 스와프 문제가 이미 종결된 상황이라 긴장감은 느슨해진 편이지만, 양국 간의 다소 불편해진 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박재완 장관은 또 이날 한ㆍ브라질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한다. 회의는 양국 경제현황과 경제협력 방향, 양 부처 간 협력 사안, 양국 간 포괄적 경제협력 방안 등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한ㆍ브라질 재무장관회의는 기재부와 브라질 재무부 간 정기적인 장관급 회의체로 2008년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시 고위급 협력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010년부터 매년 열렸다. 양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재정ㆍ금융 등 양 부처 간 협력 사안뿐만 아니라 무역ㆍ투자ㆍ인프라 건설 등 다양한 협력 분야로 논의를 확대하기로 했다.

13일에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EAS에는 아세안(ASEAN)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미국, 러시아가 참가하고 있다. 2010년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EAS 재무장관 회의에선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아시아 경제 상황을 검토하고 금융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의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장관)이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이후 중국 장관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방일할 예정이어서 중ㆍ일 간 접촉에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4대 국영은행(공상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은 이번 총회에 불참을 선언했다.

▶日 ‘미얀마 부채탕감’ 의제 드라이브=이밖에 세계적인 곡물 가격 급등으로 고통받는 개발도상국 원조 방안이나 민주화 진전으로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미얀마 지원책, 신흥국 출자비율이나 이사 수를 늘리는 IMF 개혁 방안도 주요 의제다.

특히 일본은 미얀마의 부채탕감 문제를 주요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일본은 이번 IMF 총회에서 유로존 위기, 세계 경제침체 외에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떠안은 미얀마의 체납금 5분의 1을 탕감하는 합의안을 중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과 미얀마의 재무장관들은 11일 IMF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고위 관리들과 만나 미얀마의 체납금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합의를 이끌어내고자 자국 시중은행들을 통해 미얀마에 9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한 고위 재무관리는 전했다. 이는 미얀마 총 부채의 18%에 해당하는 액수다.

미얀마는 현재 국제채권국그룹 ‘파리클럽’과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에 총 54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앞서 일본은 지난 4월 미얀마의 민주개혁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38억5000만달러의 부채를 탕감한 바 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로 미얀마의 경제 개방 시기가 앞당겨지고, 현지 일본 기업들의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에는 IMF와 WB의 188개 가맹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금융기관 수장 그리고 비공식 참가자를 포함해 약 2만명이 참석했다. 일본에서 이 행사가 열린 것은 도쿄올림픽 해인 1964년 이후 48년 만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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