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은 지난 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길고 길었던 무명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무려 25년이었다. 그럼에도 “연극배우들이 나오면 다 이런 얘기를 하지 않느냐”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익숙치 않은 듯 조용히 지난 시간들을 털어놨다.
시골 촌놈이 어느날 갑자기 배우가 되겠다며 고3 시절 연극영화과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던 이야기가 시작이었다. 집안의 반대는 물론 학교에서조차 ‘어이가 없어’ 웃어넘겼을 만큼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고 한다.
영화광이었던 아버지 덕에 ‘주말의 명화’를 빼놓지 않고 보던 이성민은 결국 배우로서의 꿈을 키웠지만, 정작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두 팔 걷어 뜯어말린 장본인이 됐다.
쉽게 꺾일 꿈은 아니었다. 이성민은 대학진학은 포기했지만, 이후 극단생활을 통해 고단한 그 길을 걷게 됐다.
이날 방송에서 이성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극단에서 쪽방 생활을 하는데 하루는 배가 고파서 울었다”면서 “극단에서 주는 라면이나 국수 외에는 먹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너무 배가 고픈 어느날엔 극단 쪽방에 자신을 캐스팅해준 감독이 두고 간 커피 프림을 발견하고, 커리 프림과 마가린과 물, 설탕을 섞어 ‘프림죽’을 만들어먹었다. 이성민 인생의 “최악의 음식”이라고 한다.
힘든 시기였다. 전단지 한 장 붙이는 것에 100원을 받으며 생활하던 시절이었지만, 이성민의 의지는 여전했다.
결혼 후에는 혼자 서울로 상경했다. 배우로서 메이저 무대에서 자신을 한 번 테스트해보고 싶었던 것. 어린 딸과 아내를 남겨두고 상경한 그 때는 서른 다섯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때는 행복하지 않았다면 그 시기를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다시 태어난다면 배우 대신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이성민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이런 고백에서 ‘배우로서의 진정성’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시청자들은 “이성민의 담담한 고백에 진정성이 묻어난다”, “이성민이 왜 ‘골든타임’의 8할이 됐는지 알겠다”는 반응을 전했고, MC 이경규 역시 이성민의 이야기에 “역대 ‘힐링캠프’ 출연자 중 가장 슬프다”면서 공감했다.
이성민이 출연한 이날 방송분은 6.4%(AGB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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