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억 5천만 명의 인도네시아가 차세대 엘도라도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여겨졌던 한국이나 북미와 같은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신흥 시장을 찾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세계 4위의 인구 수를 기반으로 방대한 가능성을 가진 인도네시아가 주목 받고 있다.
많은 개발사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중국 등 일반적인 아시아 국가의 온라인게임 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철저한 준비 없이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특히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대중적인 장르인 MMORPG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을 거둔 전례가 드물다. 유저들의 눈높이는 향상됐지만,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인프라가 형성돼 있지 않아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시장 확대의 근간이 되는 MMORPG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현지 인도네시아 사정에 맞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과거 10여 년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게임의 태동과 발전에는 MMORPG 장르의 부흥이 있었다. 초기 대다수의 유저들이 MMORPG로 온라인게임을 접하게 됐으며, 지금까지 대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MORPG 메가 히트작 없다]
온라인게임에는 MMORPG, AoS 등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대부분의 메가 히트작은 MMORPG가 주류를 이룬다. 매출 비중 역시 MMORPG가 월등히 높다. 즉, 유저풀이나 산업 규모면에서 MMORPG가 온라인게임 시장을 이끌어 온 것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인도네시아의 온라인게임 시장 역시 ‘라그나로크’의 히트와 함께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메가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포인트블랭크’, ‘오디션’ 등의 캐주얼 게임이 10만 명을 넘나드는 동시접속자 수를 확보하며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MMORPG 장르에서는 아직 동시접속자 수 2만 명을 안정적으로 넘어선 게임이 나오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2만 명을 간신히 확보했던 게임들조차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동시접속자 수가 감소하면서 5천 명까지 하락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간은 신작 MMORPG가 론칭해도 동시접속자 수 1천 명 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MMORPG 대작들조차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물론, MMORPG의 수익이 동시접속자 수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접속자 수치로 흥행을 구분한다면 과거보다 오히려 뒷걸음을 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낮은 인프라, 높은 눈높이’충족 필요]
한국처럼 오랜 기간 동안 시장이 성장해온 나라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있다. 특히 MMORPG의 경우 상당한 그래픽 수준을 자랑한다. 오래전 출시된 MMORPG의 경우 그래픽 수준이 그리 좋지 않아도 마니아 층이 형성돼 인기를 얻지만, 최신작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높은 그래픽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 시장은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과거부터 천천히 성장을 이룩해온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다. 다른 국가에서 출시된 게임 등으로 인도네시아 유저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이를 현실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다른 국가들처럼 그래픽이 좋다고 해서 성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저사양 MMORPG를 선보여도 유저들의 높아진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인기를 얻을 수 없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MMORPG를 서비스하려는 개발사들이 넘어야 할 공통적인 어려움이다.인도네시아 시장이 현재 이상의 확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MMORPG에서 메가 히트작이 나오고 대중화돼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MMORPG들이 진입 장벽의 높이와 그래픽 수준이 비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차세대 엘도라도로 전망되는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을 적절하게 충족하는 게임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책임기자 강학수 game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