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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가 정신, 그 뿌리를 찾아서…> 집안에선 화목, 직장에선 화합…두산Way 핵심은 ‘인화’
116년을 이어온 두산그룹의 이념
1세기를 이어온 두산그룹의 경영이념은 ‘인화(人和)’로 요약할 수 있다. 그룹에서 강조하는 가족 간 ‘화목(和睦)’과 사업주와 종사자 간 ‘화합(和合)’, 올 상반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집대성한 ‘두산웨이(Doosan Way)’ 모두 두산 정신의 핵심인 인화의 또 다른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화’라는 두산 정신의 뿌리는 창업주인 매헌 박승직에서부터 시작됐다. 매헌은 사업 초기부터 가족 및 직원들에게 가정의 화목과 번영을 강조했다. ‘가정이 평화로워야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그의 신조였다. 사업주와 종사자 간 화합 역시 가화만사성에서 나온다고 봤다.

이런 매헌의 정신은 연강 박두병 초대회장에게도 이어졌다. 평소 효성이 남달랐던 연강은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3분가량 선친의 교훈을 되새기며 기업의 번영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매헌의 가화만사성 정신을 ‘반목은 종말적 파괴를, 화목은 영원한 발전을 의미한다’는 신념으로 강화시켜 동양맥주의 사시(社是)인 ‘인화’로 집약했다. 실제로 그는 생전에 ‘하늘이 도움을 주는 시기를 기다리는 것은 땅에서 이익을 얻는 것만 같지 못하고, 땅에서 이익을 얻는 것은 인화만 같지 못하다(天時 不如地利 地利 不如人和)’는 옛말을 즐겨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인화 정신은 우선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로됐다. 두산은 ‘박승직상점’ 시절부터 직원들의 건강 증진과 상호 간 친목 도모를 위해 야구부와 탁구부 등 운동부를 결성하고, 직물상 간 경기를 개최했다. 또 그 당시에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전 직원 야유회도 실시해 동종 업계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그룹이 사원들의 내부 결속을 각별히 신경 쓴 결과, 두산의 노사관계는 상당히 원만하다. ‘노사 협의체 구성으로 합리적인 기업 경영을 이룩해야 한다’는 연강의 경영철학이 1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결과다. 실제로 두산의 초기 노동조합인 ‘동양맥주노동조합’은 맥주가 생산되기 전인 1953년 5월에 조직됐지만, 경영진과 반목하기보다 경영진과 함께 6ㆍ25로 폐허가 된 공장을 재건하는 ‘복구대원’으로서 힘을 쏟았다. 또 그룹이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노조는 공생ㆍ공영의 온정주의적 관점에서 희생적인 애사 정신을 발휘했다. 일례로 그룹의 최대 위기였던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당시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나서 회사 입장을 대변했던 일은 유명하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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