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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관으로 강남을 味치게 하겠다”
서빙복 입고 푸드부티크 손님맞이…박세훈 갤러리아 대표
베이지색 서빙 유니폼을 입고 느닷없이 나타나 “옷이 이래서 못 알아보시겠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갤러리아 박세훈(45) 대표다. 사장의 서버 복장은 사연이 있었다.

88일간 전면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5일 개장한 식품관 ‘고메이 494’를 지난 4일 언론에 먼저 보이기 위해 ‘손님맞이용’으로 입은 게 아니다. 그는 “앞으로 한 달간은 매장에 내려와 있으려고요. 아무래도 사장이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어제도 20개의 지적사항이 나왔거든요. 앞으로 복장은 눈에 좀 안 띄는 걸로 할 겁니다”라고 했다.

갤러리아가 ‘박세훈 표’ 디테일한 감성ㆍ럭셔리 마케팅을 앞세워 프리미엄 백화점 이미지 굳히기에 나선다. 선봉엔 ‘고메이 494’가 섰다. ‘그로서란트(식료품점+식당)’란 개념을 적용했다. 식품관에서 구매한 한우ㆍ수산물을 바로 옆 레스토랑에 가져가면 스테이크ㆍ초밥으로 먹을 수 있게 했다. 영업면적을 기존 523㎡에서 3227㎡로 늘렸고 고객 좌석 수도 113석에서 300석으로 확대했다. 


박 대표가 공식 취임한 올 3월보다 한 달 앞선 시점부터 이 콘셉트를 확정하기 위해 뉴욕ㆍ파리 등을 휘젓고 다녔다. 대표로서 첫 작품인 만큼 공을 들였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뉴욕스타일의 4세대 ‘푸드부티크’라 할 수 있다”고 했다.

23개 입점 식당은 맛으로 정평이 난 곳만 삼고초려식으로 엄선했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는 배제했다. 입점 수수료도 대폭 낮춰 상생에 신경 썼다는 설명이다. ‘위치인식 서빙 서비스’도 특기할 만했다.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매장 어디에 있든 위치추적 칩이 내장된 스마트파인더를 통해 요리를 가져다주는 것. 부피가 큰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위해 직원이 고객의 차량이나 집까지 배달해 주는 ‘바이 빅(Buy Big)’시스템도 유통업계에 시사점을 던져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근무 시절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박세훈 대표다운 톡톡 튀는 전략 마케팅 포인트다.

박 대표는 “식품관은 백화점 업계에서 변방 취급당했다”며 “그러나 난 (식품관이) ‘심장’이라고 보며 ‘고메이 494’ 때문에 갤러리아에 오는 고객이 많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고메이 494’의 성공으로 고객이 몰려 혼잡해지는 걸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는 것. 자칫 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망가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박 대표는 “맛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 고객이 오랜 시간 기다렸다 먹을 수도 있고, (이런 이유로) 번잡한 게 프리미엄과 배치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인원 분산 방안을 여러가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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