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이언 폴터가 美쳤다!
美에 10-5 뒤져 패색 짙었던 라이더컵, 유럽팀 대역전극 발판 ‘메디나의 기적’ 일궈내
차라리 로리 매길로이나 세르히오 가르시아 때문에 졌다면….

2012 라이더컵은 사상 최고의 역전극, ‘메디나의 기적’이라고 불리며 유럽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홈팀인 미국은 최근 10년간 1승4패의 열세를 설욕하기 위해 시카고에서 열린 이번 대회를 이기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틀간 10-5로 리드를 잡으며 앞서 나가던 미국의 시나리오는 마지막 포볼 경기에서 흠집이 생겼고, 이것이 결국 마지막 날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참사로 이어졌다.

그 균열을 만들어 낸 것이 바로 ‘괴짜 골퍼’ 이언 폴터였다. 폴터는 이번 대회에서 4전전승으로 4점을 따내며 유럽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폴터는 둘째 날 오후 마지막 포볼 매치에 매킬로이와 한조로 출전해 제이슨 더프너-재크 존슨 조와 만났다. 후반 중반까지 끌려가던 폴터-매길로이 조는 폴터가 14~18번 홀까지 5연속 버디를 낚는 기염을 토하며 게임을 따냈다. 11-5가 될 수 있었던 스코어가 10-6이 됐고, 이것이 유럽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사기가 떨어졌던 유럽선수들은 폴터의 맹활약을 보며 다시 전의를 불태웠다.

올라사발 유럽 단장은 마지막 날 싱글 매치 플레이 초반 5경기에 강자를 모두 투입했다. 폴터는 두 번째로 나서 웹 심슨과 만났다.16번 홀까지 비겼으나 마지막 두 홀에서 승리하며 2홀 차로 이겼다.

폴터는 미국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수다. 메이저 우승도 없고, 튀는 패션에 튀는 언행으로 이슈를 만드는 선수 정도로 폄하한다. 2010년에는 라이더컵 우승 트로피에 시리얼을 만들어 먹는 사진을 올렸다가 “골프를 모독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디 오픈 마지막 날 분홍색 바지를 입고 나와 전통을 존중하는 관계자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폴터는 이번 라이더컵에서 우즈-스트리커 조를 비롯해 미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모두 제물로 삼으며 그저 그런 이슈메이커가 아님을 여실히 증명했다.

폴터는 우승을 차지하고 가진 인터뷰에서 “2년간 쉬어야겠다(라이더컵은 2년마다 열린다)”고 농담을 한 뒤 “이 승리는 역사적이다. 믿기지 않는다. 훌륭한 팀원들과 함께 거둔 승리를 만끽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폴터의 활약으로 승리한 뒤 리 웨스트우드는 “앞으로 유럽팀은 라이더컵 선발 규정을 바꿔야한다. 성적순으로 9명, 단장 추천 2명, 그리고 폴터”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폴터를 추켜세웠다. 폴터는 이번까지 모두 4차례 라이더컵에 출전해 12승3패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는 4전전승을 거둬 1대1 대결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미국은 라이더컵에서 매길로이가 아니라 폴터를 경계해야 할 것 같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