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민심에서도 박근혜 대세론이 회복되지 않자 새누리당 내에선 위기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2년 이회창 후보의 패배를 꺼내들며, 박 후보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친박계 측근들의 2선 퇴진론을 제기했다.

남경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라디오에 출연해 “현 상태로 가면 대선에서 패배한다”며 친박 퇴진론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민심을 살펴보면)후보는 괜찮은데 주변이 문제라는 얘기가 주를 이룬다. 이런 분들이 다 빠지고 좋은 분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전날에도 “권력은 비워져야 새로운게 채워진다. 박 후보 주변에 진공상태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과거 DJ가 동교동계를 2선으로 후퇴시키고 다른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한 사례를 잘봐야 한다. 2002년 이회창 후보는 지키다가 졌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정치쇄신특별위원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과거사 논란도)참모진의 미숙한 대응에서 논란이 증폭된 측면이 있다”며 “측근 그룹들이 후보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거나 불통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고 비판하기도 했다.

캠프 내에서는 안철수 후보 등장 효과가 사그라들고, 추석연휴를 거치면 박 후보의 지지율이 눈에띠게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있던 터라 당황한 기색이 엿보인다. 캠프 한 관계자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진 않지만 불리한 국면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특히 부동층이 급속히 줄어든데다, 젊은층과 화이트컬러 등 미래지향적인 세대와 직업 및 계층에서 박 후보가 크게 밀리고 있는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대선국면이 치열하게 전개될수록 미래와 과거의 프레임에 갇힐 공산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친박계의 2선 후퇴와 당 지도부 총사퇴를 포함한 당의 전면적 쇄신까지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 후보는 추석연휴 내내 선대위 막판 인선에 골몰했지만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된 송호근 서울대 교수의 경우, “갈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DJ계 일부가 박 후보 측에 영입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 정치적 고난을 겪었던 DJ와의 화해를 DJ계 인사들의 영입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는게 박 후보 측의 복안이다.

DJ 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진념씨가 선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그외 4선 의원 출신의 DJ계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DJ 참모였던 김경재 전 의원도 박 후보 측의 러브콜을 받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선거대책본부장은 “오는 7일 박 후보가 인선을 완료, 발표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