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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 없는 애플 1년… ‘혁신의 샘’ 도 말라버렸나
아이폰5 등 신제품 나올때마다 “잡스였더라면…” 아쉬움…
“특허전쟁이 혁신 에너지엔 毒” 비난도



“스티브의 총명함과 열정, 에너지가 멈추지 않는 혁신의 원천이었다. 그로 인해 우리 삶은 훨씬 풍부해지고 향상됐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11년 10월 5일 스티브 잡스의 사망을 애도하는 애플의 공식 발표문이다. IT산업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인물로 평가됐던 잡스가 생을 마감한 순간, 애플은 잡스를 세상을 변화시킨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그를 애도했다. 비록 잡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일찌감치 후임으로 낙점된 팀 쿡이 애플의 혁신을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잡스의 영혼이 마르지 않는 ‘혁신의 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애플이 올해 신제품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막상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패드2에 이어 뉴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전작에 비해 오히려 무거워져 ‘아이패트(i Fat)’라는 오명이 붙었고, 지난달 공개한 아이폰5도 ‘와우(WOW)! 없다’는 평을 들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개막한 지 5년이 되면서 충격적인 혁신을 만드는 게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스마트폰은 현재 사양과 기능 면에서 상향 평준화됐다. 그럼에도 세상이 애플을 상대로 혁신의 잣대를 높게 들이대는 것은 아이폰, 아이패드, 앱스토어 등을 선보였던 잡스의 여운이 지금도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라면 다른 기업보다 반걸음 이상 나아간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한다. 때문에 애플이 새 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쿡이 아니라 잡스였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감돌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애플의 성장세가 정점에 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2일 기준 애플 주가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 상승하며 661.31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6199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스마트폰 전체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애플의 외형도 더 커지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따르고 있다. 특히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거나 혁신에서 멀어진 후속작이 나올 경우 이 같은 전망은 더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과의 멈추지 않는 특허전쟁이 되레 애플의 혁신 에너지를 멈추게 한다는 비난도 따른다. 실제 인터넷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 브랜드에 대한 미국인 호감도는 배심원 평결 전 17에서 평결 후 45로 크게 올라갔다. 반면 애플은 26에서 25로 떨어졌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5일이면 잡스의 사망 1주기다. 샘솟았던 혁신의 원천은 1년 만에 바닥을 보일 기세다. 이를 살리는 것이 팀 쿡과 애플의 절대 과제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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