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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에 대기업도 ‘자금난’…대출 연체액 ‘급증’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불황 여파가 확산되면서 대기업도 자금난을 겪고 있다. 하반기 들어 연체액이 급증한데다 90일 이상 상환을 미루는 장기연체가 늘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 사태가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4일 한국은행이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 등 10개 시중은행과 산업ㆍ기업 등 4개 특수은행의 원화 및 외화 기업대출 연체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대기업 연체액은 1조7000억원으로 전달보다 41.6%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 6000억원에 불과한 대기업 연체액은 올 5월 8000억원에서 6월 7000억원으로 주춤하다 7월 1조2000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8월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 연체액은 두 달만에 두 배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 연체율도 지난해 말 0.80%에서 8월 말 2.36%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선박건조업과 건설업의 침체다. 선박건조업 연체율은 7월 말 14.32%에서 8월 말 19.95%로, 건설업은 같은 기간 4.29%에서 5.20%로 상승했다.

대기업을 포함한 법인기업의 8월 말 연체액는 전달보다 1조원(13.1%) 늘어난 8조500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5조~7조원에 머물렀던 기업 연체 규모는 6월 말 6조2000억원에서 7월 말 7조5000억원 등으로 석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규모로 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말 수준이다.

기업의 장기연체(90일 이상 미상환)가 확대되는 것도 문제다. 장기연체액은 지난해 말 3조원에서 올 5월 4조7000억원, 6월 4조1000억원, 7월 4조7000억원, 8월 5조원 등으로 증가했다.

장기연체는 은행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연쇄 부실로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이 619개 상장기업의 올 상반기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부실 기업의 은행 대출이 116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0.6% 증가한 것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침체로 기업 여신이 상당 기간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미 관리에 들어간 가계부채보다 기업 연체를 더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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