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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올림픽 양궁 금, 김란숙 광주미래신협이사 “포기않고 도전하면 보상받는 날 온다”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당당히 금빛 과녁을 명중시키며 국민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긴 대한민국 여자양궁 국가대표팀 멤버들은 ‘숙자매’로 불린다. 이화숙(46), 고희숙(45), 김란숙(46) 등 공교롭게도 선수들 이름 끝에 모두 ‘숙’자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중 김란숙 씨는 현재 광주미래신협의 이사로 활동 중이다. 광주미래신협은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만든 단체 신협이다. 비록 보수 없이 하는 일이지만 과거 자신의 경제활동과 자산관리에 보탬이 된 신협에 기여한다는 생각에 이사직을 수락했다.

“무보수 봉사직이지만 신협은 제가 힘들 때 정말 큰 도움이 됐던 소중한 곳이라 기쁜 마음으로 이사직을 수락했다”는 김씨는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인 장애우들은 경계심이 많아 간혹 사람들의 배려가 더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신협은 자산관리에 대해 잘 모르는 저를 따뜻하게 보듬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신협을 통해 경제적 자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 장애인들에게 저축 전도사가 됐다. 


그에게 두 아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세 살 되던 해에 갑자기 찾아온 소아마비로 성치 않은 몸이 된데다 경제적 어려움 등 쉽지 않은 생활 속에서도 김씨가 늘 밝은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자녀들 덕분이라고 그는 말했다.

양궁 역시 큰 아들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편치않은 몸으로도 포장마차, 가사도우미, 찻집 등으로 억척스럽게 생계를 꾸리던 김씨에게 큰 아들은 “운동을 하면 몸도 튼튼해지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지 않을까”라며 체육관에 나가길 권했다.

몸이 성치 않은 자신에게 양궁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지만 아들의 끈질긴 설득으로 김씨는 활을 잡게됐다. 양궁선수로서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영광까지 거머쥐게 됐다.

사실 김씨는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 어깨 부상과 골반 통증으로 수술을 해야 할 정도에 이르는 등 큰 부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동료 선수와 두 아들을 떠올리며 진통제로 통증을 견뎠다.

그는 “대학 졸업을 앞둔 큰 아들이 ‘1등 엄마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공짜여행 간다는 생각으로 잘 지내다 오라’고 한 말이 큰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경험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김씨는 50세가 되는 다음 올림픽에도 출전해 또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포부는 내비쳤다.

“어떤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면 그 용기와 노력에 보상받는 날이 꼭 올 것입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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