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32%, 文ㆍ安 34% ‘콘크리트 지지율’
유권자 10명 중 9명은 이미 투표를 끝냈다. 아직도 누구를 찍을 지 모르겠다는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유력한 시나리오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간 양자대결에서도 무응답층은 5%대로 크게 줄었다.헤럴드경제가 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8%가 ‘대선이 끝날 때까지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또 과거사 논란, 우유부단한 친노, 부동산 의혹 등 최근 2~3달 사이 각 후보별로 많은 악재가 나왔지만,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았다는 유권자도 77%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은 사실상 투표를 마감했다는 의미다.
이런 ‘투표 조기 마감 현상’은 후보별 가상대결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다자대결 구도에서 기타 ‘또는 잘 모르겠다’를 선택한 응답자는 1.9%에 그쳤다. 또 강지원, 이정희, 민병렬, 이건개 등 군소 후보들의 지지율과 기타 응답자 비율을 더해도 9.8%에 불과했다.
양자대결에서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세 후보간 양자 대결에서 잘모름, 무응답 층은 5% 선에 불과했다. 유권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이미 소위 ‘빅3’로 분류되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중 한명에 대한 선택을 마쳤다는 의미다. 앞으로 남은 70여 일의 대선 기간 동안 각 후보들이 열심히 끌어와야 할 유동적인 유권자는 채 5%에 불과한 셈이다.
후보별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 강도가 상대적으로 눈에 띄었다. 다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 중 83.5%는 지금까지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았고, 또 80.1%는 앞으로도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37.4%였음을 감안하면, 전체 유권자 중 약 31%~32%는 이미 박 후보를 향해 투표를 마쳤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안철수, 문재인 후보와 양자대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안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선택한 44.7%의 응답자 중 76.5%, 문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 46.1% 중 74.0%가 끝까지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가 다자대결과 같은 약 31%~32%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콘크리트 강도는 각각 20%와 15% 선으로 분석됐다. 다자대결에서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한 30.1%의 응답자 중 64.2%가 끝까지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22.6%인 문 후보의 지지자들 역시 66.0%가 같은 응답을 내놨다.
다만 야권 후보 단일화는 변수다. 두 사람 모두 박 후보와 양자대결에서는 콘크리트 지지율 강도가 34%대까지 올랐다.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를 선택한 50.4%의 응답자 중 68.2%, 문 후보를 선택한 48.5%의 응답자 중 70.0%가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런 조사 결과는 이번 대선은 ‘51대 49의 싸움’ 이라는 정치권의 전망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보수ㆍ진보, 2030ㆍ5060, 영ㆍ호남의 편가르기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이길 수 밖에 없는 정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표심이 많은 40대와 중도층, 그리고 충청과 PK(부산ㆍ경남)의 작은 1%가 대선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구비례에 의해 무작위 추출,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RDDㆍrandom digit dialing)방식으로 진행됐다. 95%신뢰구간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