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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가정신/두산편>두산만의 독특한 ’형제 승계’
두산 창업주 매헌 박승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동업은 형제와도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동업을 하다가 보면 사업적 견해차나 금전적 문제로 다툼이 생겨 결국 형제간도 멀어질 수 있다는 경계에서 나온 얘기다.

하지만 두산은 그룹을 형제가 함께 경영하고, 경영권 역시 형제끼리 전수하는 ‘형제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2대 정수창 회장을 제외한 박용곤ㆍ박용오ㆍ박용성ㆍ박용현 전 회장과 현재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박용만 회장은 모두 형제지간이다. 장자계승 혹은 세대간 계승을 하는 여타 그룹들과 다른 양상이다.

두산그룹의 이런 형제승계 전통은 사실 창업 초기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업주인 매헌 박승직은 지난 1886년 8월 종로4가에 ‘박승직 상점’을 개업할 때 출자는 단독으로 했지만, 점포 가옥은 둘째 형인 승기의 소유였다. 물론 매헌은 형에게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일종의 동업이었던 셈이다. 상점의 점포 및 토지는 30년이 지난 1927년이 돼서야 매헌이 형에게 정식으로 사들이게 된다.

박승직-박두병-박용곤 3대 부자가 함께

앞서 매헌이 민영완을 따라 전남 해남으로 내려가 지역 특산물을 팔아 모은 돈으로 배오개(현 종로4가)에 집을 마련할 때도 맏형 승완과 돈을 모아 두 채를 같이 마련했다. 이듬해 승완이 사망했을 때 매헌은 조카들을 모두 거둬 친자식처럼 키운 후 출가를 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박씨 형제의 동업은 결국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형제애’에서 비롯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옛날부터 박씨 일가의 돈독한 우애는 재계에서 꽤나 유명했다”며 “그 내력이 두산그룹의 2, 3세까지 이어지면서 ‘형제승계’라는 독특한 경영권 승계 형태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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