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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래어 홍수속 소비자 마음 움직인 한글 상품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소비재 명칭에도 외래어가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유독 한글 이름을 달고 태어난 상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글명 상품들은 시장 내 후발주자의 야심작이거나 틈새시장을 여는 상품, 친근한 이미지 강조 전략 등에 주로 쓰인다.

후발주자가 판세를 뒤집기 위한 카드로 한글명을 사용하는 경우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대표적이다. 2006년 2월 탄생한 ‘처음처럼’은 초심(初心)을 한결같이 이어간다는 느낌을 주는 한글 이름과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의 서체를 사용해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이 제품 덕분에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에 번번이 밀리던 소주시장에서 점유율을 15.2%(2012년 상반기 기준)나 끌어올렸다.

화장지 ‘깨끗한나라’도 유한킴벌리 등 굵직한 업체들 틈바구니 속에서 독특한 한글 이름으로 인지도를 높인 후발주자다.


틈새시장을 여는 제품이 한글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KT&G는 프리미엄 담배 시장을 열었던 ‘에쎄 골든리프’에 이상봉 디자이너의 한글 디자인 서체를 넣었다. 2007년 프리미엄급으로는 처음 ‘골든리프’를 내놓으면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중후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한글 서체를 활용했다. KT&G는 “담뱃갑 속 한글 디자인이 고급 담배시장에서의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2006년 첫 출시 당시 향이나 색으로 바나나 느낌을 낸 게 아닌, 바나나 과즙을 넣은 우유라는 점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이후 타사에서도 과즙을 넣은 우유를 줄줄이 출시하기도 했다.

한글 이름이 가장 활발하게 쓰이는 분야는 아이들이 즐겨 찾는 과자류다. 농심의 ‘새우깡’이나 ‘꿀꽈배기’, 오리온의 ‘고래밥’ ‘오징어땅콩’ ‘참붕어빵’ 등 한글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품업체들은 과자류에 한글 이름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로 제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데에 한글만한 명칭이 없다고 설명했다. ‘새우깡’ ‘오징어땅콩’ 등은 이름에서부터 맛과 특징이 짐작되는 제품들이다.

한글 이름은 친근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도 과자류에 자주 쓰인다. 오리온 관계자는 “‘참붕어빵’이나 ‘고래밥’ 같은 과자류는 이름을 외우기도 쉽고, 과자의 생김새나 원료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점에서 한글 이름이 유용하다”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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