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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GS2012 ‘무엇을 남겼나’
- 콘솔타이틀 실험작 줄고 대작 중심으로 개편 … 스마트폰용 게임 대거 출시, 휴대용 게임기기와 경쟁

일본 게임업계가 체질 개선에 여념이 없다. 가정용 콘솔기기에서 휴대용 게임기(핸드 헬드)시장으로 다양성을 꾀했던 과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에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비주류 취급을 받았던 ‘온라인게임’이나 ‘웹게임’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보다 풍성한 게임 시장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과거 게임시장의 흐름을 쥐고 점진적으로 변화를 추구했던 시장이었다면 공동 경쟁 시장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움직임이 보인다. 급격한 변화의 물결이 요동치는 가운데 열린 도쿄 게임쇼 2012(이하 TGS2012)는 일본 게임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올해로 22회를 맞는 ‘TGS2012’는 총 209개 회사가 1,609개 부스를 활용해 전시를 마쳤다. 지난해 193개 회사 1,250부스 규모였음을 감안하면 소폭 성장한 행사다. 전체 출품작 715개 중 스마트폰용 게임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다양성은 잡았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등의 의견이 대립각을 이뤘다.

특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시장을 선도하는 메머드급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해 행사 개최 자체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현재 게임산업의 트렌드를 반영한 행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대규모 자금이 투자돼야 하는 콘솔 기기는 대작 위주로 편성하고, 비교적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스마트폰게임은 실험작 위주로 편성하는 구성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다.

[시리즈 재발매 이어가는 콘솔 플랫폼]
PS3, Xbox360등 콘솔 플랫폼의 웬만한 게임 차기작은 다 전시됐다. ‘몬스터헌터’, ‘메탈기어 솔리드’, ‘닌자 가이덴’, ‘갓 오브 워’, ‘데빌 메이 크라이’ 등 유명 게임을 떠올린 다음 이번이 몇 번째인가가 궁금하면 TGS2012를 보면 될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그래픽 퀄리티와 게임 스타일은 유지된 상태로 보다 ‘파고들 요소’가 많은 도전과제나 신규 시스템이 도입되는 형태로 차기작을 소개했다.

게임 전반에 연출 요소가 강화돼, 캐릭터의 기술을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한다거나, 임무 수행중 컷신을 통해 몰입감을 끌어내는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 혁신적인 변화 없이 소위 ‘평타’를 치는 게임들이 다수 전시된 모습이다. 이는 신작이 발매되는 것 만으로도 많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는 게임들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 탈환을 노리는 휴대용 게임 기기]
스마트폰 게임이 TGS2012에 대거 출시되면서 상대적으로 휴대용 게임시장의 판도 변화에 눈길이 간다. 2009년 아이폰이 출시된 직후만해도 NDS와 PSP로 시장 80%를 점유했던 기록이 있지만. 지난해에 들어서는 스마트폰 게임이 58%, 닌텐도 36%, 소니 6%로 점유율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닌텐도는 ‘3DS’, 소니는 ‘PSP 비타’를 출시하면서 시장 탈환을 위해 맞불을 놓았다.

TGS2012는 휴대용 게임 시장에 도전하는 닌텐도와 소니의 정책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기기 특성상 게임 구현에 한계가 있는 스마트폰 게임보다는 깊이가 있고, 콘솔게임기기보다는 가벼운 게임성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특히 ‘어쌔신크리드3’,‘ 스트리트파이트 vs 철권’, ‘레이튼교수 시리즈’,‘ 역전재판5’등과 같은 I·P를 활용한 타이틀들이 눈에 띈다. 이 외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상시키는 아이템 연동이나, PSP와 PS3을 연동한 패키지 구매 방식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왕좌를 탈환하고자 노력중이다.


▲ 그 어느 때 보다 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스마트폰 게임 ‘신구 플랫폼 격돌’]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원버튼형태 게임플레이와 카드뽑기류 게임을 주류로 하는 공룡기업 GREE, DeNA와 RPG나 시뮬레이션 게임류에 소셜네트워크 기능을 결합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와 NHN 라인브랜드간의 대결 구도로 압축돼 있다. GREE나 DeNA가 가볍고 간편한 게임에 친구 초대 시스템을 덧붙여 내놓았다면, 위메이드와 NHN 라인은 세미코어 스타일의 게임에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해 대결구도를 형성했다.

국내에서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한 단계 발전된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던 위메이드는 그간 확보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 TGS2012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미 NHN재팬과 제휴를 맺고 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본에서 2,800만명 유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기반도 다졌다.

국내 굴지의 모바일 퍼블리셔들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어, GREE나 DeNA와의 경쟁에서도 해볼만하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위메이드의 일본 모바일 진출을 두고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있는 ‘바이킹 아일랜드’나 ‘카오스 앤 디팬스’는 특유의 아기자기한 게임성과 SNS를 활용한 잔재미가 있어 일본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위메이드온라인 최종구 일본 법인장은 “일본 유저들은 카드를 수집하는 재미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게임 서비스를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스마트폰게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GREE와 DeNA는 ‘메탈기어 솔리드’, ‘몬스터 헌터(모바일판은 매시브 헌팅)’일본의 유명 게임 I·P를 기반으로하는 모바일 게임들을 선보이면서 추격을 뿌리친다는 전략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TGS2012는 지난해에 비해 흥행에서 만큼은 실패했다. 전시회 흥행과 직결되는 대형 업체 유치를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또, 새로운 콘텐츠인 스마트폰 게임의 전시 비중이 늘었고, 휴대용 게임기기의 비중도 점차 늘고 있지만 전시 방식과 구조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시장변화에 순응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시장 판도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방식을 유지한 것이 치명타다. 변화에 발맞춰 게임쇼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듯 하다. TGS2013은 세계 3대 게임 전시회의 위상에 걸맞는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안일범 기자 gam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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