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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 길이의 생산라인…한시간여 검사 통과해야 엠블럼 부착
‘BMW의 핵심동력’ 딩골핑 공장
[뮌헨(독일)=김대연 기자] 독일 남부 뮌헨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BMW 딩골핑 공장은 규모나 생산 대수에 있어 BMW 그룹의 핵심 공장으로 꼽힌다. 특히 BMW의 주력 모델이자 한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5시리즈, 6시리즈, 7시리즈 등의 중대형 차량을 집중적으로 생산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본사가 있는 뮌헨 시내 한가운데도 생산공장이 있지만 주로 3시리즈에 치중돼 있어 딩골핑 공장의 위상에는 못 미친다.

펼치면 2.5㎞에 달한다는 생산라인에 총 1만8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딩골핑 공장은 다른 자동차 회사 공장과 달리 유독 여성 근로자가 많았다. 1973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만큼 공장은 다소 낡아 보였지만, 하루에 BMW 5시리즈 1000대와 6ㆍ7시리즈 500대 등 1500대, 롤스로이스는 1년에 약 1000대가 가량을 생산하고 있었다.

BMW의 주력 공장답게 혼류 생산이 기본이었다. 차량에는 저마다 A3(A4 2배) 용지 크기의 종이가 붙어져 있었으며 영문으로 수출 국가 및 고객이 선택한 요구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국가별, 고객 선택 사항을 모두 조합하면 무려 10의 64제곱 분량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고 공장 관계자는 전했다. 

BMW는 연비와 직결된 차량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강철보다 가벼운 마그네슘ㆍ알루미늄은 물론 F1 머신에 주로 사용되는 고강도ㆍ초경랑 카본파이버를 차량 곳곳에 활용하고 있다. 재생 가능한 재질을 사용하고, 압축 성형해 한층 가벼워진 뒷좌석 셸(시트를 받치는 부분)을 여자 아이가 한 손으로 들고 있다.

물론 이 공장은 완성차 이 외에도 부품이나 자동차의 일부를 글로벌 다른 공장으로 공급한다. 뮌헨 및 오스트리아 스타이어 공장의 경우 엔진을, 랜드슈트 공장은 프로펠러 샤프트와 충격 흡수 부품을 이곳으로부터 제공 받는다. 실제 딩골핑 공장에는 전 세계 130여개국으로의 부품 조달을 담당하고 있는 부품창고 본사가 위치해 있다.

공장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자동화가 많이 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1800개의 로봇팔이 차의 틀을 만드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인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생산됐다는 로봇팔들은 주로 일반 근로자가 담당하기 어려운 프레스와 용접ㆍ도장 등을 담당했다. 4500곳에 이르는 용접은 물론, BMW 7시리즈에 들어가는 시트의 박음질도 로봇 장인(?)의 작품이었다.

서로 맞은 편 라인에서 제작된 차체, 구동축을 포함한 파워트레인도 소위 ‘결혼(Marriage)’이라고 불리는 장소에서 합쳐져, 4명의 근로자가 전동 공구로 나사를 조이는 것만으로 조립이 끝났다. 차량 검사는 숙련공들이 컴퓨터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1시간 가량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 뮌헨의 파란하늘과 구름을 형상화 했다는 BMW 엠블럼을 붙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근로자 중심의 탄력적 근무시간제 역시 딩골핑 공장의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공장 근로자들은 법정근로시간인 주 35시간을 초과할 경우 수당 대신 ‘시간관리 계좌(Work Time Account)’에 적립한다. 이 시간관리 계좌는 +200시간에서 -200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며 1년에 400시간을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연간 최대 40시간을 이월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딩골핑 공장은 주문이 밀려 주ㆍ야간 8시간씩, 그리고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 규모, 최고 장비, 탄력근무제, 80% 비율의 숙련공도 전부는 아니었다. 쳐다만 봐도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지금 자신이 만드는 차가 최고라고 말하는 직원들의 강한 자부심이 이곳 공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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